방추위, 사업 방식 놓고 22일 결론 예고
LCS·줌왈트 등 해외 함정 사례 재조명
한화·현중 참여 방식 놓고 방사청 고심
약 7조8000억 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과 관련해 공동개발 방안이 주요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다만 단일 국가 내 복수 조선소 참여 방식이 해외 사례에서 반복적으로 난항을 겪은 전례가 있어, 사업 추진 방식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오는 22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고 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을 논의한다. 방추위에는 수의계약, 경쟁입찰, 공동계약 등 3가지 방안을 검토할 예정으로 업계에서는 공동개발 방안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KDDX는 해군의 차세대 주력 수상 전투함으로, 노후 구축함을 대체하기 위해 추진되는 대형 국책 방산 사업이다.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까지 포함하는 장기 사업으로 해군의 대공·대잠·대함 작전 능력을 종합적으로 강화하는 핵심 전력으로 평가된다.
현재 공동개발 방안이 거론되는 배경에는 기존 수의계약과 경쟁입찰 방식 모두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KDDX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행했으며, 기존 방산 관행대로라면 기본설계 수행 업체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후속 단계를 이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군사기밀 유출 전력이 있는 기업에 대한 수의계약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면서, 수의계약 방식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방사청 안팎에서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공동개발 방식이 주요 선택지로 검토되고 있다. 공동개발은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논란이나 패자 불복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설계 권한과 책임 범위 설정, 비용증가, 일정 지연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는 부작용이 있다.
실제 해외 사례를 보면 미 해군은 2000년대 초반 약 280억 달러(약 33조 원)를 투입해 3000톤급 연안전투함(LCS) 사업을 추진했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경쟁이 과열되자, 경합하던 두 업체를 모두 선정해 두 가지 설계를 병행 개발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따라 프리덤급(LCS-1)과 인디펜던스급(LCS-2) 두 모델이 개발돼 실전 배치됐지만, 이후 운용 과정에서 상호 운용성과 작전 효율성 측면의 문제가 잇따라 제기됐다. 유지·정비 체계가 이원화되면서 비용 부담도 커졌고, 당초 52척으로 계획했던 건조 물량 역시 32척으로 줄이며 사업 구조를 조정했다.
미 해군의 또 다른 사례로 꼽히는 DDG-1000(줌왈트급 구축함) 역시 공동개발로 참여한 대형 함정 사업이다. 전기추진체계, 신형 함형 설계 등 첨단 기술을 대거 적용하는 과정에서 통합 관리의 어려움이 불거지면서 비용 증가와 일정 지연이 발생했고, 초기 계획했던 32척 건조는 결국 3척으로 축소됐다.
방산업계에서는 KDDX 역시 단일 국가 내에서 복수 조선소가 참여하는 구조인 만큼, 공동개발 방식이 선택될 경우에도 사업 관리 부담을 동반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기본설계가 이미 완료된 상태에서 후속 단계 사업자를 선정해야 하는 만큼, 역할 분담과 책임 구조를 명확히 하지 않을 경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추가적인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한 업체가 사업을 독점하는 구조가 되면 국내 해양 방위산업 전반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며 "과거 장보고-Ⅲ 사업에서도 협력 설계 방식이 적용된 만큼 다양한 협업 시나리오를 검토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사업 방식 논쟁이 아니라, 2년 가까이 지연된 사업을 더 이상 미루지 않고 정책적 판단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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