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한계에 직면한 식품업계가 '바이오'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으로 전통 식품 사업의 성장성이 둔화되자 주요 식품 기업들은 건강기능식품, 미생물·단백질 소재, 바이오의약·대체식품 등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고부가가치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이같은 바이오 확장의 전면에는 연구개발과 신사업에 익숙한 오너 3세 경영진이 자리 잡으면서 세대교체와 사업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오리온은 바이오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차세대 항체·약물 접합체(ADC) 바이오 기업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지분 25.73%를 인수 완료했다. 당시 지분 인수 과정은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장남인 담서원 부사장이 주도했다. 리가켐바이오 사내이사로 선임된 담 부사장은 내부 임원회의에 참여하며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리온은 2018년부터 바이오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고 항암제, 결핵 백신, 대장암 진단키트, 치과 질환 치료제 등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삼양식품과 농심도 오너 3세를 바이오 등 신사업에 배치해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섰다. 삼양식품은 전병우 전무를 헬스케어BU(비즈니스 유닛)장으로 발탁해 바이오·헬스케어 신사업을 이끌게 했다. 앞서 전 전무는 2023년부터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집중해왔다. 농심도 신상열 부사장을 미래사업실장으로 선임해 대체식품과 신성장 사업을 총괄하도록 했다.
업계는 이같은 인사를 두고 본업의 안정성에 안주하기보다 중장기 성과가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영역에서 경영 역량을 검증받으려는 의도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식품업계가 바이오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가격 인상 외에는 수익성 개선이 어려운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술 기반 산업으로의 확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한 축으로 키워온 대표적인 사례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은 아미노산 등 사료 첨가제를 생산하는 '그린바이오',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를 생산하는 '화이트바이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을 추진하는 '레드바이오'로 나뉜다. 현재 실적의 대부분은 그린바이오에서 나오지만, 장기간 축적한 미생물·균주·발효 기술을 바탕으로 화이트와 레드바이오 분야에서도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s)'는 토양과 해양 등 자연환경에서 분해되는 특성을 지닌 차세대 바이오플라스틱으로 글로벌 탈석유 흐름 속에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플라스틱 시장은 연평균 5% 이상 성장해 2030년대 중반 8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PHA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바이오는 기존 식품 연구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발효·미생물 기술을 활용할 수 있고, 고령화와 헬스케어 수요 확대라는 구조적 성장 요인도 갖추고 있다.
대상은 최근 독일 의약용 아미노산 전문 기업 '아미노(Amino GmbH)'의 지분 100%를 인수하며 글로벌 의약 바이오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1958년 설립된 아미노는 의료용 수액제와 환자식, 바이오의약품용 세포배지 및 부형제 제조에 필요한 아미노산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독일 북부 프렐슈테트 지역에 연구소와 3곳의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제약사 및 환자식 업체와 안정적인 거래 관계를 구축해 온 점이 강점이다.
대상은 이번 인수를 통해 고령화와 의료 인프라 확대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되는 의약용 아미노산 시장에 진입한다. 단백질·유전자·세포 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세포배지, 부형제, 시약용 아미노산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중장기 성장성이 크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식품 사업만으로는 구조적 성장 한계를 뛰어넘기 어렵다"며 "바이오는 초기 투자 부담은 크기만, 기술 축적 이후에는 식품과 전혀 다른 수익 곡선을 그릴 수 있어 고부가가치 영역으로의 확장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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