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제도의 근본적 변화를 둘러싼 논의가 국가교육위원회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능력시험과 학교 내신 성적을 5등급 절대평가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이 전문가 논의 자료에 담겼다.
8일 교육계와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국가교육위원회는 출범 이후 약 4개월간 진행한 전문가 토론 내용을 정리한 '공교육 혁신 보고서'를 최근 각 시도교육청에 공유했다. 해당 보고서는 고교학점제 개선과 사교육 문제 완화 등 9개 분야의 혁신 과제를 담고 있으며, 공식 정책안은 아니지만 향후 중장기 교육정책 방향을 검토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보고서에서는 현행 대입 제도가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고 공교육 정상화를 저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 수능과 내신 평가 방식을 모두 5등급 절대평가 체제로 바꾸는 방안이 제안됐다. 구상에 따르면 수능의 경우 1등급 기준 점수를 80점 이상으로 설정하고, 각 등급의 목표 비율을 20% 수준으로 맞추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평가 신뢰도 저하와 성적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보완 장치도 함께 논의됐다. 1등급의 상한을 30%까지 허용하되, 목표 비율을 초과한 20~30% 구간의 학생에게는 '1-' 등급을 부여하는 보조 등급제를 도입해 성적 부풀리기를 억제하자는 취지다. 내신 성적 역시 동일한 방식의 5등급 절대평가 전환이 거론됐으며, 단위학교별 평가 운영에 대한 관리·점검 강화 방안도 포함됐다.
대입 전형 구조와 관련해서는 수시와 정시를 분리 운영하는 현행 체제를 통합하는 방안이 검토 대상에 올랐는데, 이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그동안 주장해 온 대입제도 개편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수능 중심 전형과 학생부 중심 전형을 각각 가군과 나군으로 나눠 동시에 선발하는 방식으로, 이를 위해 서울 주요 대학에 적용 중인 정시 40% 선발 지침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학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제공 방안도 함께 거론됐다.
이와 함께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심화한 통합사회Ⅱ·통합과학Ⅱ 신설, 탐구 과목 선택 수 확대, 장기적으로는 대학 체제 개편 이후 대입자격고사로의 전환 가능성 등도 보고서에 담겼다.
다만 국교위는 이번 보고서가 위원회 차원의 공식 입장이나 정책 결정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 논의 내용을 정리한 연구 성격의 자료로, 구체적인 제도 도입 여부나 시행 시점은 향후 추가 논의를 거쳐 결정될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10일 서울시교육청 기자회견에서 정근식 교육감은 수능과 내신 절대평가 전환, 수시·정시 통합 등 입시제도 개편 방향을 제시하며 "이 같은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교육계가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 상태"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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