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지난해 말부터 각종 쟁점 법안들로 대치하며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 정국으로 본회의 일정을 소비한 가운데, 1월 임시국회에선 반도체특별법 등 계류 중인 법안의 통과를 노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야는 12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8일 본회의를 열지 않기로 하고 1월 임시국회를 곧바로 열어 오는 15일에 본회의를 열고 주요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오는 11일 집권여당의 원내대표 보궐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다음주엔 양당 모두 원내 진용을 갖추고 본회의에 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이 새해 첫 법안으로 '2차 종합특검' 법안을 처리한다는 입장이어서, 국민의힘이 다시 필리버스터 전략을 들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 새해를 맞이했음에도 여야의 감정적인 대치가 이어지면서 민생·경제를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입법부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특별법(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은 국민의힘이 주장한 반도체 연구개발 종사자 주52시간 근로 면제 조항 없이 반도체 인프라 지원과 세제 지원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을 담아 본회의에 부의돼 있다. 내란재판부설치법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 지난해 연말 필리버스터 정국에 상정 우선순위가 뒤로 밀리며 본회의 상정과 처리만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선 글로벌 반도체 강국들이 직접 보조금 등 각종 지원을 등에 업고 기술 선점과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해 발버둥 치고 있는데, 정작 우리 국회에선 정쟁에 휩싸여 골든타임을 허무하게 흘려보내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정치권이 떠들썩하게 연말에 집중포화를 했던 쿠팡에 대한 국정조사요구서도 처리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등 민주당 의원 133인은 ▲반복적 개인정보 유출 ▲입점업체 및 납품업체에 대한 불공정 계약 관행과 우월적 지위 남용 ▲물류ㆍ배송 노동자의 권리 침해와 과도한 노동 강도 ▲반복되는 산업재해와 안전관리 체계의 미흡 등 쿠팡이 일으켰다고보고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한 바 있다.
국민의힘도 쿠팡 연석 청문회 대신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했었던 만큼 협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장실은 전날 "8일 본회의를 열어 '쿠팡 국정조사요구서 보고' 및 주요 민생·개혁 법안을 상정해 처리하려 했으나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출이 임박한 데다 대통령 외교 순방 시기라는 점을 고려해 본회의 개최를 미룬다"며 "의장은 민주당 원내대표 선출 즉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해 이번 회동 무산으로 처리하지 못한 시급한 안건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1월 임시국회를 바로 열어 산적한 민생 법안을 최대한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 정책위의장은 "국민의힘은 2차 특검을 즉각 수용하고 민생 입법 처리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민생개혁 입법에 더욱 총력을 가하도록 하겠다"며 "1월 임시국회를 바로 열어서 산적한 민생 법안들을 최대한 조속히 처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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