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 앞세운 AI 경쟁력 회복, 시장 재평가
플랫폼·칩 내재화로 엔비디아 독주에도 균열 조짐
"애플은 AI 대응 지연 속 존재감 약화" 시선도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인공지능(AI) 경쟁력 회복을 발판으로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되찾았다.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를 중심으로 한 AI 전략이 시장의 재평가를 받으면서, 빅테크 간 시총 순위가 AI 성과를 기준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알파벳 클래스 C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약 2.5% 상승하며 322달러 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약 3조8900억달러 수준으로 불어나며, 같은 날 주가가 하락한 애플을 앞질렀다. 알파벳이 애플의 시총을 넘어선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며, 미국 증시 시총 2위에 오른 것도 2018년 이후 약 8년 만이다.
알파벳의 주가 상승 배경에는 구글의 AI 경쟁력 회복이 자리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말 차세대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 3'를 공개하며 시장의 평가를 끌어올렸다. 특히 제미나이가 구글 검색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등 핵심 서비스에 빠르게 탑재되면서 사용자 접점이 급격히 확대됐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시밀러웹 트래픽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미나이의 웹 기반 사용 비중은 올해 초 한 자릿수 수준에서 최근 20% 안팎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생성형 AI 시장을 주도해 온 챗GPT의 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이며, 생성형 AI 시장이 사실상 '양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파벳의 경쟁력은 AI 모델에 그치지 않는다. 구글은 자체 설계한 텐서처리장치(TPU)를 통해 AI 반도체까지 내재화하며, 모델·칩·플랫폼을 아우르는 수직 계열화를 구축했다. 이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구조로 평가된다. 월가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장기적으로 광고·클라우드 부문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알파벳 주가는 지난해에만 60% 이상 급등하며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도 제미나이를 중심으로 한 AI 전략을 근거로 알파벳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AI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세대 AI 비서 '시리'의 고도화 일정이 지연되면서, 하드웨어 중심의 성장 전략이 AI 시대와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애플의 펀더멘털은 견고하지만, 단기적인 주가 모멘텀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시가총액 1위 자리는 엔비디아가 유지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시총은 약 4조6000억달러로, 알파벳과의 격차는 약 7000억달러 수준이다. 다만 알파벳이 AI 플랫폼 경쟁력과 자체 인프라를 앞세워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가에서는 이번 시총 역전을 두고 "AI 전략의 성과가 기업 가치에 즉각적으로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며, 빅테크 기업 간 경쟁 구도가 AI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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