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발표한 전국 2208개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직전 분기 전망치인 74보다 3p 상승한 77로 집계돼 2021년 3분기 이후 18분기 연속 기준치(100)에 못 미쳤다. 관세 충격으로 급락했던 수출 기업의 전망지수가 90으로 16p 상승했지만 내수 기업의 전망지수는 74에 그쳤다.
고환율과 고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새해 초 체감 경기는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화장품'이 반도체와 함께 업황 호조를 기록했다.
화장품은 '언제부터 수출 효자 품목이었을까'를 생각해 보면, K뷰티는 결코 낯설지 않은 산업이다. 과거 1960년대 경공업 수출을 이끌었고 이후에도 중공업 중심의 성장 전략 뒤편에서 자리를 지켰다. 위기 국면마다 산업의 변두리에서 완충 역할을 한 셈이다.
최근 K뷰티의 발전하는 모습은 또 확연하다.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 존재하는 브랜드 기업은 세계 곳곳으로 입지를 넓혀 'K' 위상을 높이고, 제조개발생산(ODM) 기업은 국산 기술력으로 'K'의 가치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가치사슬은 유통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CJ올리브영 등 단일 허브 체제가 사실상 표준이 되고, 방한 외국인을 사로잡으며 그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이어지는 역직구 소비 흐름까지 아우른다.
화장품 산업 전반에 걸쳐서 가시화되고 있는 수출 성과 이면에는 내수 부진이라는 그림자도 공존한다. 원팀처럼 보이는 생태계는 효율적이지만 일각에선 성공 공식의 획일화가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소 및 인디 뷰티 브랜드는 특정 플랫폼과 검증된 인기 코드에 의존하게 되고 K를 대표하는 요소들은 점차 비슷한 얼굴을 띤다. 단기 성과에는 유리하지만 다양성과 실험성이 설 자리는 좁아질 수 있다.
화장품은 위기의 수출 국면에서 버팀목이 되고 있지만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잘 팔리는 공식을 내수 생태계로 이식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글로벌 열풍으로 새 역사를 쓰고 있는 K뷰티의 지속 가능성은 결국 혁신과 경험 축적에서 나온다. 수출 성과 뒤에서 내수를 다시 묻지 않는다면, 오늘의 효율은 내일의 제약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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