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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

한동훈 기습 제명 '후폭풍…張·韓 갈등 '악화일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중앙윤리위원회의 자신에 대한 제명 결정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시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윤리위)가 14일 새벽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당원게시판' 논란의 책임을 물어 최고 수준의 징계인 '제명' 처분한 것을 두고, 당내 내홍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징계 당사자인 한 전 대표는 이날 징계 수위에 대해 "또 다른 계엄이 선포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전날 오후부터 회의를 진행한 끝에 이날 새벽 A4 8쪽 분량의 결정문을 발표하고 피징계자 한 전 대표를 제명에 처한다고 공지했다. 당원게시판 논란은 '한동훈 지도부' 당시에 한 전 대표와 그 가족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익명의 당원게시판에 다수 올렸다 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촉발됐다. 윤리위는 한 전 대표가 가족들이 일부 글을 당원게시판의 올렸다는 걸 인정했으며, 한 전 대표도 당원게시판 글 작성에 가담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최고 징계 수준인 '제명'을 처분한 이유에 대해서는"피조사인(한동훈)과 가족은 정당 대표 재임기간 동안 전임 대통령과 가족, 그리고 자당의 주요 정치 지도자들을 공격하는 당원 게시판 사건을 일으켜 당에 큰 물의를 일으켰다"며 "따라서 그 소속 정당 대표와 가족이 대통령과 당의 지도부를 공격하고 분쟁을 유발하여 국민적 지지와 신뢰를 추락하게 한 것은 윤리적, 정치적으로 매우 중차대한 해당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결정문 발표 이후 윤리위가 두 차례 내용을 정정하며, 사실관계 확인 차원에서 문제가 있음에도 징계부터 우선 결정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 韓 "허위 조작으로 제명… 또 다른 계엄 선포"

 

윤리위의 징계 결정에 한 전 대표와 친한동훈(친한)계는 즉각 반발했고, 친한계가 아닌 중진급 인사들도 징계 수위가 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찾아 "계엄을 막고, 당을 지킨 저를 허위 조작으로 제명했다"며 "계엄을 극복하고 통합해야 할 때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또 다른 계엄이 선포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한 전 대표는 윤리위에 재심을 신청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윤리위가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요식행위'를 했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백해룡 경정을 썼듯이, 장동혁 대표가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 윤민우 윤리위원장 같은 사람을 써서 이런 결론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리위는 (징계 결정문의) 핵심 내용을 두 번에 걸쳐 바꾸고 있다. 그렇게 바꾸면서도 제명하겠다는 것은 이미 답은 정해놓은 상태라는 것"이라며 "윤리위에 재심을 신청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소명 기회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할 것이냐는 물음엔 "이 사안을 민주주의와 헌법을 파괴하는 계엄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번 계엄을 막은 마음으로 국민과 당원과 함께 최선을 다해 막겠다"고 답했다.

 

당내 개혁파 모임 대안과미래도 입장문을 내고 "장동혁 최고위는 한 전 대표에 대한 윤리위의 제명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장 대표는 1월7일 당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동의하고, 이재명 정권의 독재를 막아내는 데 뜻을 같이 한다면, 마음을 열고 누구와도 힘을 모으겠다'라고 약속했다. 이번 윤리위 결정은 장 대표의 혁신안의 정신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5선 중진 권영세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물론 여당 대표가 당원 게시판에 익명 뒤에 숨어 자당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을 게시한 것은 잘한 일도, 정상적인 일도 아니다"면서도 "그렇다고 이 행위에 대해 바로 가장 강한 징계인 제명처분을 내리는 것은 한 전 대표의 비행에 상응하는 수준을 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대전시청에서 이장우 대전시장을 만나 대전과 충남 행정통합 관련 당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 뉴시스

◆ 張 "윤리위 결정 뒤집는 것 고려하지 않아"

 

장 대표는 이날 오전 대전광역시청 이장우 대전시장과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윤리위 결정을 곧바로 뒤집고 다른 해결을 모색하는 것은 우선은 따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오는 15일 예정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윤리위의 제명 결정을 확정할 것이냐는 물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는 게 10일 정도 기간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재심 청구 전이라도 최고위에서는 의결할 수 있는지, 아니면 그 기간에는 일단 최고위 결정을 보류하는 게 맞는지, 당헌·당규나 이전 사례를 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한 전 대표와 정치적 해결점을 모색할 여지가 있느냐는 물음엔 "당게 사건은 오래 진행된 사건이고 그사이 많은 당내 갈등도 있었다"며 "지난번 걸림돌에 대해 얘기하며 이 문제를 누가 먼저 풀고 가야 정치적으로 해결될지에 대한 제 입장을 말씀드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와 그 가족이 연루된 사건에 대해 한 전 대표가 당원과 국민에게 공식 사과를 해야 했다고 보고 있지만, 이에 한 전 대표가 응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

 

장 대표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걸림돌은 당 대표가 직접 나서서 제거할 수 없는 게 있다. 어떤 걸림돌은 당원들과의 관계에 있어 직접 그것을 해결해야 할 당사자가 있다"고 말해, 정치권에서는 '걸림돌'이 한 전 대표를 지칭한 것 같다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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