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대만이 관세 인하를 대가로 TSMC의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에 합의하는 방향으로 관세협상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미국 시장을 둘러싼 삼성전자 파운드리 경쟁 환경에도 변화가 주목된다. TSMC의 미국 내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차세대 공정 수율 경쟁력 확보가 격차를 좁힐 핵심 과제로 꼽힌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대만 간 관세 협상이 현재 법률 검토 절차를 거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중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전해진다. 협상이 타결될 경우 미국이 대만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15%로 이는 한국과 일본에 적용되는 관세율과 동일한 수준이다.
앞서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 총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며 상호관세를 15%로 낮춘 바 있다. 대만의 대미 투자 총액수와 일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TSMC의 미국 증설 계획이 삼성전자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 애플 등 미국 빅테크들이 미국 내에서 제조된 TSMC 칩을 더 쉽게 조달할 수 있게 되면 삼성전자의 수주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 따른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약 370억달러(한화 약 51조원)를 투입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공급망의 자국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TSMC의 애리조나 투자 확대 역시 이러한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TSMC는 애리조나주에 최소 5개의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미 첫 번째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또한 2028년 완공을 목표로 두 번째 공장 건설도 진행 중이다.
이에 대만은 관세 인하라는 혜택을 얻는 동시에 미국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강화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 유지를 위한 전략적 투자임과 동시에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대한 견제 카드로 풀이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의 조기 안착과 함께 TSMC보다 앞선 차세대 공정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수율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3나노미터(nm) GAA공정에서 TSMC보다 1년 앞서 양산에 들어갔으나 초기 수율 문제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최근 2나노 GAA공정 기술 안정화에 성공하면서 퀄컴 등 대형 고객사 유치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2나노 GAA공정은 TSMC의 2나노 공정과 달리 트랜지스터를 사면에서 감싸는 구조로 전력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TSMC의 증설 계획이 구체화되지는 않은 만큼 향후 어떤 규모와 일정으로 투자가 진행될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TSMC가 첨단 공정을 확대하며 다수의 고객사를 확보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역시 생산능력 확대도 중요하지만, 안정적인 고객사 수주가 경쟁력을 가를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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