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 미 해군 MSRA 체결 대상자 선정…2031년까지 전투함 정비 자격 확보
SK오션플랜트 ‘최종 관문’ 항만보안평가 완료…삼성·케이·대한도 준비
미국의 해군 전투함 정비시장 진입을 가르는 함정정비협략(MSRA)이 국내 조선업계의 새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MSRA를 확보해야 전투함 등 고난도 함정의 정비·보수·개조(MRO)에 직접 참여할 수 있어 조선사들은 보안·시설·인력 요건을 갖추는 자격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J중공업은 지난 16일 미 해군으로부터 MSRA 체결 대상자로 선정됐다. 협약 유효기간은 오는 23일부터 2031년 1월 22일까지다. HJ중공업은 지난해 NAVSUP(미 해군 보급체계사령부)에 신청서를 제출한 뒤 1차 현장실사와 2차 항만보안평가를 거쳐 대상자 지위를 확보했다.
국내 조선업계의 MSRA 확보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SK오션플랜트는 MSRA 취득 최종 관문인 항만보안평가를 완료했으며, 후속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올해 1분기 내 인증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MSRA 취득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고, 케이조선은 이달 '미래기술전략팀'을 신설해 체결 준비에 들어갔다. 대한조선도 MSRA 추진 여부를 검토 중이다.
MSRA는 미 해군이 부여하는 함정정비협약으로 취득 조선소는 전투함 등 주요 함정 MRO에 참여할 수 있다. 미 해군은 정비 물량의 55% 이상 자체 수행, 전용 부두 확보, 미 해군 해상체계사령부(NAVSEA) 인증 드라이독 보유(또는 임차)를 핵심 요건으로 제시한다. 인증은 NAVSUP 신청 접수 후 통상 8개월~1년이 소요되며 서류 심사와 현장 실사를 거쳐 최종 승인된다.
다만 MSRA 확보가 곧바로 전투함 MRO 수주 확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지난 2024년 7월 MSRA를 취득했지만 국내 조선소에 발주된 미 해군 MRO는 아직 군수지원함(USNS) 위주다. 미 해군 함정의 해외 정비를 제한하는 법·제도적 제약이 존재하는 데다, 전투체계 등 보안 민감 요소가 많아 해외 발주 확대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미 해군의 도크 부족과 정비 적체가 커지면서 예외 적용 확대 가능성이 거론돼 업계는 MSRA를 전투함 MRO 개방 시 즉시 진입하기 위한 선제적 포석으로 보고 있다.
모도인텔리전스는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이 지난 2024년 577억6000만달러에서 오는 2029년 636억2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업계는 미국 내 정비 수요만 20조원 규모로 추정하며, 국내 조선사들은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미 해군 7함대 물량 확보를 노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운용 중인 함정이 있는 한 정비 수요가 지속되는 만큼 MRO는 업황 변동에 덜 민감한 비사이클형 수익원으로 평가된다.
윤현규 국립창원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전투함 정비는 기술력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보안·인력·시설 등 제반 요건 충족 여부에 대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며 "탐지·전투·무장체계 등 보안 민감 장비가 많아 미 해군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낮은 군수지원함 중심으로 트랙레코드를 쌓는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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