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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대표이사 공백 7개월…FA-50PL 납기 조정·KF-21 재원 공백 압박

FA-50PL 첫 인도 2027년 중반·최종 2029년 초…기존 계획보다 순연
KF-21 인도네시아 분담금 1조6000억→6000억 조정…약 1조 재원 공백 발생

KF-21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대표이사 공백 상태에서 폴란드 FA-50PL 납기 지연과 KF-21 인도네시아 분담금 감액에 따른 재원 공백이라는 해외 사업 리스크를 동시에 떠안게 됐다. 대형 수출 계약 이행과 공동개발 재원 보전 등 굵직한 의사결정이 집중되는 시점에 경영 컨트롤타워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리스크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폴란드 국방·방산 매체 밀맥(MILMAG)은 최근 폴란드 국방조달청과 KAI가 FA-50PL 36대 인도 일정을 재조정해 첫 인도는 오는 2027년 중반, 최종 인도는 2029년 초로 늦춰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기존 계획 대비 약 1~2년 순연된 것이다. MILMAG은 지정학적 상황과 공급망·생산 여건을 배경으로 언급하며 시제기 첫 시험비행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AESA 레이더 등 첨단 항전장비 통합·시험 지연이 일정 순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일정 재조정으로 대형 수출 계약 이행 리스크가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KF-21 공동개발을 둘러싼 재원 리스크도 겹친다. 인도네시아는 당초 개발비 분담금 약 1조6000억원을 부담하고 완제기 48대 도입을 추진하는 공동개발 패키지에 참여했으나 최종적으로 분담금을 6000억원으로 축소하고 기술이전 범위를 줄이는 데 한·인도네시아가 합의했다. 다만 분담금 감액으로 약 1조원 규모의 개발 재원 공백이 발생하면서 이를 정부 지원, KAI 자체 부담, 사업 구조 조정 중 어떤 방식으로 메울지가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문제는 이러한 대외 리스크를 조정해야 할 최고경영진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KAI는 강구영 전임 사장이 지난해 6월 조기 사퇴한 이후 7개월째 사장 공석 상태다. 회사는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며, 최근 노조는 사장 선임 촉구 시위를 벌이며 수출 결재 지연과 KF-21·FA-50 일정 차질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또한 올해 KAI는 KF-21 양산과 공군 인도, 육군과 계약한 소형무장헬기(LAH) 출고, 필리핀의 KF-21 20대 도입 협의 등 국내 생산과 해외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여기에 필리핀 FA-50 성능개량·후속군수지원(PBL)까지 겹치며 양산·수출 협상·후속지원이 한꺼번에 돌아가는 일정이 형성되고 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KAI는 오너십이 부재한 구조에서 정권 교체 때마다 낙하산 인사가 반복되며 그에 따른 부작용이 누적돼 왔다"며 "폴란드 FA-50PL 납품 일정 조정과 KF-21 인도네시아 분담금 축소 등 대외 변수가 겹친 상황에서 리더십 공백이 리스크 관리와 의사결정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속한 사장 선임과 함께 지배구조 개선 방안, 민영화 가능성까지 포함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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