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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안상미의 와이 와인]<310>로랑 퐁소, 부르고뉴 대자연과 신기술의 절묘한 조화

<310>佛 부르고뉴 '로랑 퐁소' 인터뷰

 

안상미 기자.

"21세기의 신기술을 이용해 대자연이 주는 그대로를 담기로 했다."

 

언뜻 보면 신기술과 대자연이 대척점에 있는듯 하지만 로랑 퐁소 와인에 있어 신기술은 대자연을 담기 위한 훌륭한 도구다. 보수적인 프랑스 내에서도 지극히 고전적인 부르고뉴 와인인데 우주에서 온 듯한 회색 레이블에, 천연 코르크가 아닌 인공 마개다. 와인병에 내장된 근거리 무선 통신(NFC) 칩은 태그할 때마다 IP가 바뀌면서 복제나 위조가 불가능하게 해놨다.

 

한국을 방문한 로랑 퐁소(Laurent Ponsot). /안상미 기자

◆ 대자연에 대한 존경…좋은 와인은 좋은 포도에서

 

로랑 퐁소(Laurent Ponsot)는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장 기본적인 철학은 대자연에 대한 존경과 존중"이라며 "자연이 실행하는 모든 것을 담아 가장 진정성 있고 순수한 와인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좋은 와인은 좋은 포도에서 나온다. 인위적으로 만드는게 아니라는 점에서 스스로를 와인메이커(Winemaker)가 아닌 양조학자(Oenologist)라고 칭한다.

 

로랑은 "부르고뉴는 길이 70㎞, 평균 폭 1㎞에 불과한 작은 지역이지만 1200개의 아펠라시옹(appellation·원산지 통제명칭)이 있으며, 와인 생산자는 그보다도 많다"며 "바로 옆에 위치한 포도밭도 특징이 다를만큼 작은 플롯마다 나타나는 사소한 차이라도 고스란히 담아내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나쁜 포도로도 좋은 와인을 만들 순 있겠지만 많은 조작과 첨가가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2024년엔 단 한 병의 와인도 만들지 않았다. 비가 많이 왔고, 날씨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자체 포도밭에서 키운 포도조차 모두 외부에 팔아치웠다.

 

기억하시라. 행여 수십 년 후에라도 어디선가 로랑 퐁소 2024년 빈티지가 보인다면 모두 가짜다. (로랑은 희대의 와인사기꾼으로 꼽히는 루디 커니아완을 잡아내는데 공헌한 이들 중 한 명이다. 로랑 퐁소 와인에 위조품을 방지하는 신기술이 많이 적용된 것도 그래서다.)

 

◆ 가장 부르고뉴 답게…가장 하이테크적인

 

사실 로랑은 부르고뉴에서도 역사깊은 가문 도멘 퐁소(Domaine Ponsot)의 일원이다. 36년간 도멘 퐁소를 몸을 담았다가 2017년에 자신의 이름을 건 메종 로랑 퐁소를 설립해 나왔다.

 

떠날 당시부터 지금까지 "개인적인 이유"라고 밝히고 있지만 와이너리 명을 보면 답은 보인다. 부르고뉴에서 '도멘'은 자신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만 와인을 만드는 생산자를, '메종'은 여러 곳에서 포도를 사서 와인을 만드는 상인을 말하는 네고시앙 하우스다.

 

최근에는 도멘이 고품질 와인의 상징처럼 됐지만 부르고뉴의 정체성은 네고시앙에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부르고뉴는 네고시앙의 역사가 굉장히 길고, 이들이 부르고뉴의 명성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하이엔드 디자이너들이 가장 좋은 원단과 자재를 찾아 자신만의 고급 맞춤 의상을 만드는 오트 쿠틔르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로랑 퐁소가 와인병에 내장된 NFC 칩을 자체 앱을 이용해 설명하고 있다. /안상미 기자

현대적 기술 역시 오트 쿠튀르 부르고뉴를 구현하기 위한 부자재다. 와인 양조 과정에서는 이산화황이나 인공 효모나 효소를 쓰지 않기 위해, 병입된 이후에는 온도변화나 코르크 문제로 와인이 변질되는 것을 막는다.

 

특히 와인과 동일시됐던 코르크 마개와 오크통을 신기술로 대체하는 일은 업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오크통을 대체하는 신기술은 리서치를 진행 중이다.

 

로랑은 "오크 배럴은 박테리아가 있을 수도 있고 와인 숙성 중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며 "오크 배럴과 비슷한 밀도로 와인이 숨을 쉬고 일정하게 통제할 수 있는 배럴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 오트 쿠튀르 부르고뉴…로랑 퐁소 컬렉션

 

로랑 퐁소 부르고뉴 블랑 퀴베 뒤 페르스 네쥬 2022, 로랑 퐁소 뫼르소 퀴베 뒤 판도레아 2022, 로랑 퐁소 부르고뉴 루즈 퀴베 데 페플리에 2022, 로랑 퐁소 쥬브레 샹베르탕 퀴베 드 롤른 2022, 로랑 퐁소 샹볼 뮈지니 프리미에 크뤼 레 샤름 퀴베 뒤 티울 2018, 로랑 퐁소 클로 드 부조 그랑 크뤼 퀴베 뒤 세드르 2019. /안상미 기자

이제 오트 쿠튀르 부르고뉴의 로랑 퐁소 컬렉션을 만나볼 차례다. 와인 레이블은 미래적인 회색빛에 나사(NASA)에서 따온 폰트로 되어 있지만 와인 이름은 자연에서 따왔다.

 

화이트 와인에는 꽃, 레드 와인에는 나무 이름을 붙였다. 별명처럼 말이다. 부르고뉴 세부 생산지가 어려웠던 일반 소비자 입장에선 부르기도, 기억하기도 좋다.

 

로랑은 "별명같은 꽃과 나무 이름은 와인의 아로마나 맛의 특징이 아니라 지향하는 이미지나 떠오랐던 영감"이라며 "숙성 잠재력이 있는 레드 와인의 경우 깊이 뿌리내려 더 성장라는 의미에서 나무로 붙였다"고 설명했다.

 

'로랑 퐁소 뫼르소 퀴베 뒤 판도레아 2022'는 8명의 재배자가 15개 플롯에서 생산한 포도로 만들었다. 보편적인 뫼르소를 대표하는 '유니버셜 뫼르소'가 지향점이다. 판도레아는 부르고뉴에서 자생하는 흰 덩굴꽃을 말한다. 풍성한 과실향이 나는가 하더니 입에서는 드라이하면서도 녹진하게 좋은 질감이 입 안을 파고든다.

 

로랑은 화이트는 물론 레드 와인도 새 오크를 쓰지 않는다.

 

'로랑 퐁소 부르고뉴 루즈 퀴베 데 페플리에 2022'는 부르고뉴 피노누아의 정석을 보여준다. 페플리에는 포퓰러 나무를 말한다. 잘 익은 과실부터 허브, 연필심같은 미네랄 향에 부드럽지만 분명 존재감 있는 타닌이 산도와 균형을 이룬다. 기본급이지만 로랑이 추구한 순수함이 이런건가 싶은 와인이다.

 

'로랑 퐁소 클로 드 부조 그랑 크뤼 퀴베 뒤 세드르 2019'는 잘 익은 검은 체리와 꽃향, 감초까지 좋은 향수를 맡는 듯하다. 그랑 크뤼의 구조감을 가지면서도 과실은 우아하고, 산도는 생동감이 있다. 세드르는 삼나무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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