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명품 플랫폼 '발란'의 회생계획안이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발란 측은 주요 상거래 채권자들이 영업 지속을 희망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법원의 강제인가(직권 인가) 결정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관계인집회에서 발란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은 동의율 35%에 그치며 가결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현행 채무자회생법상 회생계획안이 법원의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의결권을 가진 회생채권자의 3분의 2(66.7%)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번 부결에는 발란의 주요 채권자인 유통기업 '실리콘투'의 반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투는 전체 의결권의 약 24.6%를 보유하고 있어 회생안 통과의 핵심 키를 쥐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일부 영세한 소액 채권자들이 서류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의결권 행사에 차질을 빚은 점도 낮은 동의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날 집회에서 관리인인 최형록 발란 대표는 재판부를 향해 회생 절차의 필요성을 강력히 호소했다. 최 대표는 "발란 채권자의 99%에 달하는 1189명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상거래 채권자들"이라며 "회생 절차가 중단되어 파산으로 이어질 경우 이들의 연쇄적인 경영난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체 채권자 동의율은 낮았으나, 상거래 채권액을 기준으로 보면 약 60%가 발란의 회생계획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다수의 입점 판매자가 파산 시 받게 될 낮은 배당보다는 회생을 통해 회사가 영업을 지속하는 편이 변제율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발란은 대부업체 선지급금 반환 결정을 통해 예상 변제율을 기존 5.9%에서 15.5%로 상향 조정하며 채권자 설득에 나선 바 있다.
회생계획안이 부결됨에 따라 발란의 운명은 법원의 '강제인가' 여부에 달려있게 됐다. 강제인가는 회생계획안이 부결되더라도 회생을 통한 변제 가치가 파산(청산) 시의 배당 가치보다 크다고 판단될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계획안을 인가하는 제도다.
발란 측은 인수 예정자인 아시아어드바이저스코리아(AAK)가 이미 인수대금을 완납한 상태여서 '청산가치 보장의 원칙'이 충족되었다고 보고 있다.
한편, 2015년 설립된 발란은 한때 기업가치 3000억 원을 인정받으며 업계 1위를 기록했으나, 지난 3월 정산 지연 사태 이후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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