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음주 문화 변화가 맞물리며 주류업계의 실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부어라 마셔라'식 음주 대신 저도주·논알코올을 선호하는 흐름이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주류 판매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주류 기업들은 실적 하락 속에서 포트폴리오 재편과 해외 확장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6일 공시한 2025년 경영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류 사업은 영업손실 2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연간 주류 매출은 7527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82억원으로 18.7% 줄었다.
4분기 기준 소주 매출은 857억원으로 4.3% 감소했고, 맥주(-31.1%), 와인(-10.8%), 스피리츠(-32.7%) 등 대부분의 주종이 역성장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성장한 분야는 캔 하이볼 등 RTD(즉석음용주)로, 41억원에서 49억원으로 매출이 늘었다.
주류 부진은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칠성음료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3조9711억원으로 1.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672억원으로 9.6% 줄었다. 특히 4분기에는 희망퇴직과 충당금 설정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영업손실 120억원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조4986억원으로 3.9% 줄었고, 영업이익은 1721억원으로 17.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408억원으로 절반 이상 급감했다.
하이트진로는 2022년 2조4976억원, 2023년 2조5202억원, 2024년 2조5992억원, 2025년 2조4986억원 등 매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2022년 1906억원에서 2023년 1239억원으로 크게 줄었고, 2024년에는 2081억원까지 회복됐으나 지난해 다시 1700억원대로 떨어졌다.
과거 주류 소비의 대목으로 꼽히던 연말 회식 시즌마저 분위기가 달라졌다. 음주를 강요하지 않는 회식 문화가 자리 잡고, 건강 관리에 관심이 높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술 없는 모임'이나 저도 음주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외식 경기 위축까지 겹치며 유흥 채널은 직격탄을 맞았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간이주점 사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4% 감소했고, 호프주점도 10% 가까이 줄었다.
주류업계는 변화한 음주 트렌드에 대응해 전략 수정에 나섰다. 롯데칠성음료는 생맥주(KEG) 사업을 정리하고 논알코올·제로슈거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클라우드 논알코올릭', 제로슈거 과일소주 '새로 다래', RTD 제품군 확대가 대표적이다. 회사 측은 소주·청주·RTD·논알코올을 핵심 축으로 삼아 내실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국내 저성장 국면을 보완하기 위해 해외 시장 공략에도 힘을 싣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해외 자회사 매출은 1조5344억원으로 9.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2.1% 늘었다. 필리핀 법인 PCPPI를 비롯해 파키스탄, 미얀마 등에서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녹록치 않은 주류 소비 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14년 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새 판짜기에 돌입했다. 하이트진로의 지휘봉을 잡은 장인섭 대표는 1995년 진로에 입사한 후 약 30년간 법무, 재무, 경영전략, 대외협력, 커뮤니케이션 등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장 대표는 소주를 앞세워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80여 개국에 자사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진로' 브랜드를 앞세워 2030년까지 해외 소주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올해 베트남 타이빈성 생산 공장이 완공되면 급증하는 동남아 수요에 대응하고 물류비를 절감해 현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주류 소비 행태가 크게 변화했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음주 문화 자체가 바뀌면서 저도주·논알코올과 글로벌 시장 대응 여부가 향후 실적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