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은 고환율·K컬처
백화점 3사 외국인 매출 '1조 시대' 눈앞
'애플페이부터 환승투어까지' 서비스 다양
백화점 업계가 늘어나는 한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에 힘입어 지난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관광객 증가와 환율 영향으로 외국인들의 백화점 쇼핑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백화점 업계는 프로모션을 통해 외국인 유치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주요 백화점 3사는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연결기준 총매출 8조4630억원, 영업이익 504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6%, 27.7%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매출 7조4037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현대백화점은 영업이익 3782억원으로 전년 대비 33.2% 뛰었다.
이러한 실적 대박의 중심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외국인 매출은 7348억원으로 2016년 이후 최대치를 달성했으며 올해는 1조원 돌파를 내다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25% 늘어난 7000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외국인 매출이 2023년 대비 3.5배 늘어난 6000억원대 중반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만 900억원을 돌파하며 월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올해 초 설날과 겹친 중국 춘절 연휴(2월 15~23일)에는 '춘절 특수'가 폭발했다. 무비자 입국 허용 확대와 맞물려 최대 19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방한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백화점들은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롯데백화점은 춘절 프로모션 기간(13~18일) 중화권 고객 매출이 전년 대비 260% 급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신세계백화점 주요 3개 점포(본점·강남점·센텀시티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평균 276% 늘었고,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의 중화권 고객 매출도 210% 치솟았다.
과거 중국인 단체 관광객 매출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국적과 고객층도 다양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2020년 7% 수준이던 미국·유럽 고객 비중이 지난해 14%로 두 배 뛰었고, 동남아 고객도 15%까지 늘어났다.
국적 다변화에 발맞춰 백화점 업계는 다채로운 프로모션으로 모객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외국인 전용 '투어리스트 멤버십 카드'를 선보이며 두 달 만에 2만5000건을 발급했고, 알리페이·위챗페이 결제 시 대대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글로벌 텍스프리와 협업해 환급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연내 외국인 VIP 전용 라운지도 신설한다.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유니온페이와 손잡고 모바일 간편결제인 애플페이를 도입해 결제 편의성을 극대화했으며, 한국을 경유하는 환승객을 더현대 서울로 이끄는 'K컬처 환승투어'까지 선보였다.
백화점 업계에 외국인 고객이 몰리는 이유로 다양한 원인이 제기된다. 먼저 K-컬처 확산으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며 방한 관광객 자체가 급증했다. 지난해 1898만 명을 기록한 외래 관광객 수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2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을 기록하는 원화 약세 기조 속에서 외국인들이 면세점 대신 백화점에서 명품 등 고가품을 구매하는 '면세 역전' 현상도 뚜렷해졌다. 백화점 전 매장 즉시 환급기 설치, 글로벌 페이 결제 도입 등 쇼핑 편의성과 적극적인 유치 프로모션으로 외국인 고객을 끌어모으는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방한하는 외국인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을 넘어 팝업스토어나 유명 디저트 등 한국인들이 즐기는 문화를 똑같이 소비하길 원한다"며 "국내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백화점 업계에 중요한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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