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바이오·의료 분야에서 iCVD(initiated Chemical Vapor Deposition) 기술이 차세대 코팅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공정에서 발전한 기상 증착 기술을 기반으로, 인체에 독성이 없는 고분자 박막을 정밀하게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오가노이드, 바이오칩, 차세대 메디컬 디바이스 등으로 플랫폼이 다양하게 확대되면서 iCVD의 활용 가능성은 빠르게 커지는 추세다.
카이스트 '차세대 고분자 박막 기반 표면 기술 연구회'는 지난 24일 카이스트 학술문화관에서 'iCVD 기반 고분자 박막을 통한 소재 표면 기능화 전략 워크샵'을 갖고 차세대 기술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했다.
차세대 고분자 박막 기반 표면 기술 연구회는 임성갑 나노이지스(NANOAEGIS) 대표이자 카이스트 공과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석좌교수가 올해 초 조직한 단체로, 첫 워크샵을 통해 iCVD의 최신 성과를 공유하고 다양한 적용 사례들을 소개했다.
iCVD는 신개념 코팅 기술로, 용매를 사용하지 않고도 재료를 '기체 상태'로 만들어서 마치 김이 서리는 것 처럼 표면에 증착시키는 기상 공정 방식이다. 이 때문에 복잡한 형태의 표면이나 열화학적으로 민감한 소재에도 균일하고 내구성이 좋은 코팅을 구현할 수 있다.
iCVD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현존하는 코팅 기술 중 가장 투명한, 높은 순도를 가지기 때문이다. 기존의 코팅 기술이 높은 기온이나 유기용매를 필요로 했다면 iCVD 공정은 실온에서 진행이 가능하다. 또 아무런 용매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독성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으며, 기체 상태로 증착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와 모양에도 적용할 수 있다.
iCVD 응용분야가 바이오 메디컬로 확장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독성 소재 배출이 없고, 항생제내성균으로 잘 알려진 슈퍼박테리아를 포함한 많은 세균에 대한 우수한 멸균 기능을 갖고 있어 다양한 의료기기에 적용이 가능하다.
임성갑 대표는 "iCVD 공정은 슈퍼박테리아는 물론, 각종 곰팡이, 가시아메바 등 다양한 박테리아의 멸균 코팅이 가능하고, 두달 이상의 보관 안전성도 확보했다"며 "콘택트렌즈는 물론 스탠트, 카테터 등 삽입형 의료기기에 범용 사용이 가능하고 푸드패키징 등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섭취형 디바이스에 iCVD 공정을 도입한 사례도 소개됐다. 체내 삽입형 디바이스의 경우 코팅은 얇아야 하는 반면 위산과 같이 강산성 물질로 부터 디바이스를 지킬 수 있도록 강한 보호 성능을 가져야 한다. 특히 금속의 부식 등으로 인한 독성이 인체 안정성을 해치거나 기계 오작동을 일으키지 않는 안전성이 필수 요소다.
송윤성 국립금오공과대학 교수는 "섭취형 디바이스에 iCVD 공정을 도입한 결과, 얇지만 강한 보호성능, 견고성, 내구성, 인체 안정성 등을 확인했다"며 "차세대 바이오센서의 디자인이 점차 소형화 되고 형태도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iCVD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오가노이드 배양용 스캐폴드나 미세유체칩과 같이 복잡한 구조에도 표면 특성에 맞는 균일한 코팅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경쟁력을 가진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세포배양 플랫폼으로서의 iCVD 공정 가능성을 제시했다. 조영학 생명연 국제아젠다연구소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박사는 iCVD 공정을 거친 배양 플랫폼을 활용한 결과, 전분화능 줄기세포와 장 줄기세포 등의 장기 배양 안전성을 확인했고, 각 줄기세포의 특성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성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 박사는 "같은 세포여도 표면 분자구조에 따라 단백질 흡착 패턴이 달라지기 때문에 세포마다 배양 표면의 정밀 설계가 중요한 요소다"라며 "iCVD 통해 다양한 세포 인터페이스 설계 및 제어가 가능하고 다양한 세포종에 맞춤형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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