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이사·집중투표제·감사위원 분리선출 등 지배구조 정비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국내 주요 기업들이 정관 개정 등 주총준비에 과거 어느때보다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 1년간 3차례 개정된 상법에 맞춰 이사회·감사기구 관련 조항을 손보는 동시에, 자사주 소각과 자본구조 재편, 신사업 확대 안건 등도 주총 테이블에 올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의 원칙적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달 25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하면 '1년 내 소각'을 원칙으로 하는 내용이다.
앞서 국회는 상법 1·2차 개정을 통해 이사회·감사기구 관련 규정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왔다. 지난해 7월 통과된 1차 개정안에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전자 주주총회 도입, 감사위원 선임 시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 규칙'이 담겼다. 이어 8월 2차 개정안은 총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감사위원 선임 시 '합산투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수 확대를 골자로 한다.
이 같은 법·제도 변화에 따라 철강·반도체·배터리·조선 등 주요 산업 기업들은 정기 개정 상법을 정관에 반영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과 주주권 관련 지배구조 규정을 정비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24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제58기 정기 주총을 열고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는 등 정관을 손질한다. 이사 정원·구성 비율 정비와 함께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감사위원 선·해임 시 의결권 제한 확대, 전자주주총회 도입 근거 마련도 안건에 포함됐다.
현대제철은 오는 26일 인천 하버파크호텔에서 열리는 제61기 정기 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고, 이사의 충실의무 범위를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는 정관 개정을 추진한다. 아울러 '독립이사' 명칭 변경,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확대, 감사위원 선임 시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등 지배구조 조항도 정비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등 개정 상법 반영을 위한 정관 정비에 나섰다.
배터리 업계도 유사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정관 변경을 통해 집중투표제 도입, 전자주주총회 도입, 사외이사 명칭의 '독립이사' 전환 등을 추진한다.
지배구조 정비와 함께 자본 구조 조정과 주주환원 관련 안건도 주총 테이블에 포함되고 있다. 동국홀딩스는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의 2.2%에 해당하는 자사주 전량 소각과 함께 2대1 무상감자, 5대1 액면분할을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는 자본총계 변동이 없는 방식의 자본 재배치를 통해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를 꾀한다는 설명이다. 포스코홀딩스도 자사주 소각을 추진하며, HD한국조선해양은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5100원에서 9100원으로 확대한다.
일부 기업은 제도 정비를 넘어 사업 확장까지 정관 변경에 담았다. 현대제철은 전자상거래 중개업과 천연가스 수출입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해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조선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설비 설치·운영·판매 등 관련 사업을 정관에 추가하고, HD한국조선해양도 '디지털 엔지니어링·매뉴팩처링 플랫폼 개발 및 공급업'을 사업 목적에 포함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총은 개정 상법 취지에 맞춰 지배구조를 정비하는 동시에, 신사업 확대와 성과 환원 기조를 함께 강화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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