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분기 GDP 1.4% 성장·1분기 GDPNow 2.1%…제조·서비스업은 아직 확장
2월 비농업고용 9.2만명 감소·실업률 4.4%…물가 완전 진정 안 돼 금리 판단 부담
미국 경제가 한쪽으로 쉽게 규정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둔화했지만 소비와 투자가 여전히 성장의 축을 지탱했고, 1분기 성장률 전망도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2월 고용지표는 시장 예상과 달리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비자 체감경기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어, 물가 둔화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부담이 더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성장축 견조…식기 시작한 고용과 심리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연율 1.4% 증가했다. 직전 3분기 4.4%보다는 낮아졌지만 소비와 투자가 성장에 기여하면서 플러스 흐름은 이어졌다. 연간 기준으로도 미국 경제는 2025년에 2.2% 성장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Now는 이달 6일 기준 올해 1분기 성장률을 2.1%로 추정하고 있어, 적어도 숫자상 미국 경제가 곧바로 침체 국면으로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
실물지표도 아직은 버티는 쪽에 가깝다. 2월 ISM 제조업지수는 52.4로 두 달 연속 기준선 50을 웃돌았고, 서비스업지수도 56.1로 20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이어갔다. 소비자신뢰지수는 2월 91.2로 1월 수정치 89.0보다 소폭 반등했지만, 기대지수는 72.0에 그쳐 여전히 침체 경고선으로 여겨지는 80을 밑돌았다. 실물은 버티는데 가계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약한 셈이다.
문제는 고용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2월 비농업부문 취업자수는 전월 대비 9만2000명 감소했고, 실업률은 4.4%로 0.2%포인트(p) 올랐다. 12월과 1월 수치도 합산 6만9000명 하향 수정됐다. 업종별로는 의료 부문 파업 영향이 반영된 헬스케어와 정보통신, 연방정부 부문이 감소를 주도했고, 건설·제조·여가숙박·운수창고는 대체로 큰 변화가 없었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3.8% 올라 임금 상승세는 남아 있지만, 고용 증가세 자체는 한층 약해진 모습이다.
◆ 연준, 쉽게 움직이기 어렵다
연준의 고민은 고용만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물가도 완전히 안심할 수준까지 내려오지 않았다는 데 있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4%로 낮아졌고 근원 CPI는 2.5%를 기록했다. 다만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0.3%였고, 연준이 중시하는 PCE 물가도 가장 최근치인 지난해 12월 기준 2.9%, 근원 PCE는 3.0%로 2% 목표를 웃돌고 있다. 물가가 둔화하긴 했지만 연준이 곧바로 안도하기엔 이르다는 의미다.
실제로 연준은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목표범위를 3.50~3.75%로 동결했다. 성명서는 경제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고용이 식기 시작했는데도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충분히 내려오지 않은 만큼, 연준 입장에선 경기 둔화 신호만 보고 서둘러 금리 인하 쪽으로 방향을 틀기 어려운 구조다.
미국 경제의 다음 분수령은 침체 진입 여부를 단정하는 데 있지 않다. 식기 시작한 고용이 소비 둔화로 번질지, 아니면 물가가 더 내려 연준에 인하 여지를 줄지가 핵심이다. 시장은 11일 발표되는 2월 CPI와 13일 예정된 4분기 GDP 2차 추정치, 1월 개인소득·소비 및 PCE 물가를 주시하고 있다. 성장의 버팀목과 물가의 끈적함 가운데 어느 쪽이 더 강한지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고용 둔화, 물가 상승 리스크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부담이 증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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