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2.50% 유지 배경 재확인…“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소비는 점진 회복·반도체는 견조 전망…유가·환율·가계부채는 경계
한국은행이 중동지역 분쟁에 따른 대외 여건 급변으로 물가와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져 향후 통화정책은 당분간 '신중한 중립'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물가가 목표 수준 근처에서 안정 흐름을 이어가고 소비와 수출 중심의 성장 개선세도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만큼 금리인하 기대를 한쪽으로 키우기보다 상황 점검과 시장안정 대응을 우선하겠다는 메시지다.
12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6년 3월)'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8월 이후 물가가 목표 수준에서 대체로 안정된 가운데 성장이 소비 회복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예상보다 양호한 개선 흐름을 보였다.
한은은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도 지속됨에 따라 기준금리를 2.50%에서 유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11월 회의와 올해 1월·2월 회의에서 모두 같은 판단 기조가 이어졌다는 것.
다만 이번 보고서는 3월 들어 중동지역 분쟁에 따라 대외 환경이 급변했고, 이에 따라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과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황건일 금통위원은 "향후 물가와 성장 경로가 미국 관세정책 변화, 주요국 통화·재정정책, 반도체 경기, 최근 중동 상황에 크게 영향받을 것"이라고 보고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금리와 환율이 중동 리스크로 인해 경제 펀더멘털에서 괴리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경우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통해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택가격 오름세가 다소 둔화됐더라도 비수도권으로의 상승세 확산 등 불안 요소가 남아 있는 만큼, 주택시장의 추세적 안정 여부도 계속 살펴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향후 정책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한은은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면서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물가가 목표 수준 근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성장도 개선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동지역 리스크의 전개 상황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만큼 향후 정책은 물가·성장·금융안정 흐름을 모두 보면서 결정하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기본 경기 판단도 함께 제시했다. 한은은 최근 민간소비가 본격적인 상승국면 진입 조짐을 보이고 올해부터는 점진적 개선형 회복기에 가까울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반도체 등 수출 확대가 가계소득과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가 과거보다 약해졌고, 자산가격 상승 역시 소비보다 투자 유인을 키우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어 향후 소비 증가세는 과거 점진적 회복기보다는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반도체 경기에 대해서는 비교적 강한 자신감을 유지했다. 한은은 AI 수요로 촉발된 이번 글로벌 반도체 경기 확장국면이 2000년대 이후 가장 강한 흐름을 이어가 적어도 올해까지는 견조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 측면에서는 안도보다 경계가 앞선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둔화해 왔지만 올해도 수요·공급·정책 측면의 상방 리스크가 잠재해 있다고 봤다.
가계부채와 환율도 변수다. 최근 가계대출이 거시건전성 규제 영향으로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주택가격 상승세의 주변지역 확산과 중·저가 중심 주택거래 증가, 전세가격 상승세 확대는 가계대출의 상방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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