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과도한 해외수출도 제한… 판매가 내주 반영 될 듯
주유소 판매가는 모니터링 강화… 상승폭 큰 주유소 공표
정유사 손실입증시, 정부가 국고로 사후 정산
정부가 중동 정세 불안으로 급등한 국내 석유가격 안정을 위해 정유사 공급가격에 상한을 두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도입한다.
산업통상부는 12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에서 이 같은 석유제품 가격 안정 방안을 공개하고, 금주 내 관련 고시를 제정·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중동 상황 발생 이후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브렌트유는 지난 9일 장중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으며 현재는 90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가격도 지난달 27일 대비 12일 휘발유는 1693원에서 1903원으로, 경유는 1592원에서 1924원으로 크게 올랐다. 약 2주 사이 휘발유는 200원, 경유는 300원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최고가격제는 정유사가 주유소와 대리점에 공급하는 가격을 대상으로 한다. 산정 방식은 기준가격(평시 공급가격), 국제 석유제품 가격 변동률(MOPS: 싱가포르 석유제품가격), 제세금을 반영하는 방식이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기준가격은 정유사가 주유소나 대리점에 공급하는 가격으로 석유공사에 주간 단위로 보고되는 가격"이라며 "중동 상황 발생 이전 평시 가격을 기준으로 잡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유소 판매가격은 직접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양 실장은 "주유소는 지역별 임대료나 운영 방식에 따라 가격 차이가 커 일률적으로 규제하기 어렵다"며 "공급가격을 통제하고 주유소 가격은 모니터링과 단속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최고가격 수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정부는 현재 공급가격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실장은 "휘발유 공급가격은 세후 기준으로 1800원 초반, 경유는 1900원대 초반, 등유는 1700원대 초반 정도"라며 "그것보다는 낮게 형성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가격은 2주 단위로 재설정된다. 양 실장은 "국제유가 반영 시차가 약 2주 정도이고, 너무 자주 바꾸면 가격 안정 효과가 떨어진다"며 "필요할 경우 조정주기를 변경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국제가격 급등 영향이 그대로 반영되지 않도록 변동률을 평탄화할 계획이다. 그는 "MOPS 가격이 3월 초 많이 튀었는데 단순히 곱하지 않고 변동폭을 평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원칙적으로 전년(2025년) 같은 기간 수준 이상 수출도 제한한다. 정유사가 손실을 입을 경우, 정유사 손실입증을 토대로 사후 정산 방식으로 보전한다. 양 실장은 "정유사가 손실액을 입증하면 회계법인 검증과 전문가 위원회 심사를 거쳐 정부 재정으로 지원한다"며 "분기별로 정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주유소 가격은 시민단체와 석유공사 등을 활용해 모니터링한다. 양 실장은 "전국 약 1만300여개 주유소 가격이 카드 결제 데이터를 통해 오피넷에 실시간으로 집계된다"며 "평균 공급가격 대비 판매가격 격차가 과도한 주유소는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판매가격 상승률 상위 주유소는 공개하고, 반복될 경우 담합·매점매석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제도 시행은 관보 게재 시점부터 적용된다. 정부는 곧 고시를 발표하고 늦어도 이번 주 내 고시를 발표하고 14일 0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소비자가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양 실장은 "주유소 재고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재고가 많지 않아 고시 이후 2~3일 정도 지나면 소비자 체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고가격제 종료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양 실장은 "언제 해제하겠다고 미리 말하기는 어렵다"며 "국제 석유 수급 상황과 중동 정세 안정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격이 특정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해서 자동으로 해제되는 구조는 아니다"며 "유가 불안정 상황이 안정화되는 것이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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