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재생의료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데이터 공백과 표준화 부재 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으며, 이는 향후 글로벌 시장 주도권 확보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22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일본이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활용한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공식 승인하면서 글로벌 재생의료 시장 선점에 나섰다.
지난 6일 일본 후생노동성은 중증 심부전 치료제 '리하트'와 파킨슨병 치료제 '암체프리'에 대해 제조 판매를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리하트는 환자 유래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심장 근육 세포로 분화시킨 뒤 환자 심장에 이식, 심혈관 회복을 촉진하는 기전을 갖췄다.
암체프리는 파킨슨병 환자의 혈액 세포를 채취해 유도만능줄기세포 상태로 되돌린 뒤, 도파민을 생성하는 전구세포로 유도해 뇌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뉴런 손실로 발생하는 만큼, 손상된 신경 기능을 대체하는 접근법이다.
두 치료제의 승인은 일본의 조건부 및 시간 제한 승인 시스템 하에서 이뤄졌다. 이 제도는 신속한 치료제 공급을 위해 제한된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한다. 실제로 리하트는 8명, 암체프리는 7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향후 대규모 임상시험이 요구되며, 판매 후 7년간 치료 결과와 효능, 기타 요인 등을 재평가해 정식 승인을 받아야 한다. 리하트는 75명, 암체프리는 35명 규모의 임상을 계획하고 있다.
일본이 재생의료 치료제를 실제 의료 현장에서 적용하기 시작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일본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메디포스트는 제대혈유래 동종중간엽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 글로벌 임상을 바탕으로 상업화를 추진함으로써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
최근 카티스템 일본 임상 3상을 마무리해, 오는 2분기 해당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올해 하반기 품목허가 신청, 2027년 품목허가 취득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임상 3상에 돌입한다.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3상시험계획(IDN) 승인을 받았다.
카티스템은 2012년 국내에서는 품목허가를 받은 세계최초 동종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 치료제다. 염증 억제는 물론 손상된 연골을 자연 상태의 연골로 재생시키는 근본적인 치료 효과를 갖췄다.
한편, 안트로젠은 지난 9일 일본 후생노동성에서 지방유래 동종중간엽 줄기세포치료제 '알로스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앞으로 3개월 내 보험 약가가 결정되며 오는 7월 제품 출시가 예상된다.
알로스템 적응증은 희귀질환인 단순형 수포성 표리박리증(EBS), 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DEB), 접합부 수포성 표피박리증(JEB) 등 3가지다. 항염증, 혈관 신생 촉진, 세포 보호, 상처 치유 등 다중 효과를 갖췄다.
알로스템은 주 1회 피부 궤양의 면적에 따라 겹치지 않도록 덮어붙이는 제품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중간엽 줄기세포를 생체 적합성 지지대와 결합해 3D로 배양하는 기술이 집약됐다.
아울러 이번 결과는 안트로젠이 2015년 일본 이신제약에 알로스템 기술수출을 진행한 후 11년만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과학적 연구개발과 상업적 고도화의 간극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9일 코엑스에서 열린 '메디컬 코리아 2026'에 참석한 오한진 아이디병원 줄기세포센터장은 실효성 있는 데이터 축적과 연구지원 체계 확립을 강조했다.
오 원장은 "일본이 앞서가는 동안, 국내 의료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재생의료 내실은 아직 미비하다"며 "국내에서는 우선 줄기세포 배양이 원천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데이터 자체가 전무한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국내 제약·바이오 및 의료 수준 전체를 끌어올리려면 각 연구개발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표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
오 원장은 "특히 동물실험부터, 인체 임상, 장기 추적까지 병행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산·학·연 협력과 연구비 조성을 위한 펀드 마련이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줄기세포 기반 치료제와 재생의료가 희귀질환뿐 아니라 미용의료에 적용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도 선제적인 규격화를 강조했다. 오 원장은 "줄기세포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며 다만 한국이 진정한 재생의료 선진 국가가 되려면 줄기세포 추출부터 공정까지 어느 병원을 가도 균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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