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분이었다.
불꽃이 시작된 뒤 공장 전체가 연기로 뒤덮이는 데 걸린 시간이다.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친 대전 대덕구 공장 화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와 관리 부실이 겹쳐진 '인재(人災)'로 드러나고 있다.
22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사망자 14명 가운데 10명은 3층 헬스장과 그 인근에서 발견됐다. 이 공간은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불법 증축 공간'이었다.
해당 공장은 2층과 3층 사이에 이른바 '2.5층' 복층 구조를 무단으로 만들었고, 이를 직원 휴게 공간 겸 헬스장으로 사용해 왔다. 문제는 이 공간에 사실상 대피로가 없었다는 점이다.
창문은 한쪽에만 있었고 크기도 작았다.
연기가 빠져나갈 구조가 아니었다.
화재 당시 상황은 참혹했다.
희생자 대부분이 유일한 탈출구였던 창문 근처에 몰린 채 발견됐다. 빠르게 번진 연기 속에서 탈출을 시도했지만, 구조적으로 빠져나갈 길이 없었던 셈이다.
다른 희생자들은 물이 있는 공간 주변에서 발견됐다.
1층 화장실, 2층 물탱크실 인근 등 '어떻게든 버텨보려던 흔적'이 남은 장소들이었다.
불이 빠르게 확산된 이유도 있었다.
공장 내부에는 절삭유와 유증기 등 인화성 물질이 다량 존재했고, 관리 상태 역시 매우 취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 당국은 "천장과 배관에 기름때가 쌓여 있었고, 이를 따라 불이 순식간에 번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을 경험한 의료진과 퇴직자들의 증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공장 내부에는 기름 입자가 공기 중에 떠다닐 정도로 관리 상태가 좋지 않았고, 언제든 화재 위험이 있는 환경이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미 경고 신호도 있었다.
이 공장에서는 2023년에도 용접 불티로 인한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건물 외장재 역시 문제였다.
해당 공장은 난연 2급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했지만, 전문가들은 대형 화재에서는 이 자재 역시 가연물처럼 작용해 유독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이번 사고는 우연이 아니었다.
불법 증축, 대피로 부재, 인화성 물질 방치, 그리고 반복된 경고 무시까지.
모든 조건이 겹치면서 피해를 키운 전형적인 인재였다.
단 1분 만에 시작된 연기.
그리고 빠져나갈 수 없었던 공간.
이 참사는 왜 막을 수 없었는지가 아니라,
왜 막지 못했는지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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