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의 접속장애와 환율 정보 오류와 같은 전산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인터넷은행의 시스템 안정성이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제4인터넷은행 설립 논의가 재점화 하는 시점에서 전산 안정성이 주요 인가 요인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의 올해 2월까지 5년여간 전산사고 건수는 총 163건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토스뱅크 64건, 카카오뱅크 64건, 케이뱅크 35건이다.
최근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 오후 3시29분쯤부터 26분간 접속장애가 발생했다. 카카오뱅크는 그에 앞서 진행한 프로그램 업데이트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업데이트를 취소한 뒤 서버를 재시작함으로써 1차적으로 서비스를 정상화했다.
그런데 실제 서비스 지연이 발생했던 핵심 원인은 업무 담당자가 앱 성능 모니터링 시스템 기능을 상향 조정하면서 부하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이에 같은 날 오후 5시 30분쯤 모니터링 기능을 다시 낮췄는데, 이 과정에서 8분간 앱 접속 지연이 재차 발생했다.
카카오뱅크는 두 차례에 걸쳐 오류가 발생했지만, 오지급이나 착오 송금, 이중 결제 등 직접적인 금융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앱 접속이 안 된 탓에 공모주 청약을 못 했다는 등 고객 민원이 총 184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카카오뱅크는 "고객 피해에 따른 구체적인 보상 계획은 검토 중"이라고 했다.
지난 10일 토스뱅크는 엔화 반값 환전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엔화 환율이 실제 시장의 절반 수준으로 고시되면서 약 5만건, 총 283억8000만원 규모의 환전이 이뤄졌다. 일본 현지에서도 약 600건(330만원)이 결제됐다.
이에 따라 제 4인터넷은행 설립 논의에서도 내부 통제 및 시스템 안정성을 더욱 엄격하게 평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인터넷은행 설립 논의시 ▲혁신성과 포용성 ▲자본조달 능력 ▲사업계획의 타당성 등이 핵심 평가 요소로 꼽힌다. 다만 영업점 없이 비대면으로만 운영되는 인터넷은행의 특성상 전산사고 등 위기상황 발생 시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도 인가 심사에서 함께 들여다보는 요소다. 금융당국도 과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방안에서 위기상황 대응 체계와 대주주의 자금공급 계획 등을 보완적 심사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잇단 사고가 제4인터넷은행 심사에서 '기술 혁신'보다 '운영 안정성'의 비중을 더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단순히 서비스를 빠르게 출시하는 역량만으로는 부족하고, 장애 예방 체계와 실시간 모니터링, 복구 프로세스, 내부통제 수준까지 입체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가 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사 4곳 모두에 대해 자본력 미흡 등을 이유로 불허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재추진 과정에서는 사업 지속가능성과 함께 시스템 안정성 검증도 더 엄격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점포가 없는 대신 앱과 시스템이 곧 영업점인 만큼, 전산장애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신뢰 훼손으로 직결된다"며 "제4인터넷은행 인가 논의에서도 혁신성 못지않게 장애 대응 능력과 내부통제 체계를 얼마나 촘촘히 갖췄는지가 핵심 평가 항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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