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계열 신규 노조 설립 추진
기존 노조, WR·선거 개입 논란 재소환
한화오션에서 복수노조 설립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노조가 이달 말 제출할 예정이었던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 요구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기존 노조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불가피해졌다고 보고 있으며, 신규 노조 설립 배경을 두고 사측 개입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4시 이후 이 모 조합원을 대표로 한 새로운 노동조합 설립 신고서가 거제시청에 접수됐다. 아직 신고필증은 발급되지 않은 상태다. 신고필증 발급은 지자체 소관으로 정확한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통상 신고 후 약 3일가량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25일 이후 발급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해당 노조는 상급단체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1987년 노동자 대투쟁 당시 설립된 전국금속노동조합 소속 단일 노조 체제를 유지해 왔으며, 이번에 신고필증이 발급되면 사상 처음으로 복수노조 체제로 전환된다. 복수노조 제도가 지난 2011년 도입되면서 사업장 내 복수노조가 존재할 경우 사용자와의 교섭을 위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한다. 해당 규정은 모든 노동조합이 참여해야 하는 강행규정이다.
노조는 당초 오는 31일까지인 단체협약 경신 시한에 맞춰 30일 교섭 요구안을 제출할 계획이었다. 노조는 통상적으로 매년 3월 말 임금·단체협약 요구안을 회사에 제출해 왔으며, 이번 역시 단체협약 경신을 위한 절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신규 노조 설립 신고가 확인되면서 향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진행될 경우 교섭 일정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사측 개입 가능성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노조 측은 앞서 전체 조합원 약 4800명 가운데 약 3000명 규모의 친회사 성향 조직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부당노동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화오션 노무관리자의 업무 수첩에 노조 내 친기업 조직 우리연합(WR) 관리 및 확대 관련 내용이 기록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이후 고용노동부가 압수수색에 착수하고 선거 개입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된 바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1차 목표가 임단협 교섭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노조를 장악하는 것이었으며 여의치 않을 경우 복수노조 체제로 전환하려는 시도였다"며 "실제로 해당 조직은 확대됐으나, 지난해 국정감사 이후 진행된 선거에서는 기존 노조가 승리해 현재까지 민주노조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복수노조가 등장하는 것이 회사의 지원 없이 가능하겠느냐는 합리적 의심을 갖고 있다"며 "복수노조 체제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등을 고려할 때 노동자 입장에서 실질적인 이익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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