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IT/과학>IT/인터넷

‘대리’는 줄고 ‘부장’은 늘었다…AI가 바꾼 기업 인력 구조

3월 31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에서 열린 '2026 대구·경북 공공기관 지역인재 합동 채용설명회'를 찾은 취업 준비생들이 공공기관 채용부스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가구회사에서 근무하던 이지영(가명)씨는 최근 자신이 맡던 디자인 업무를 마케팅팀이 인공지능(AI) 도구로 대체하면서 권고사직을 통보받았다. 게임회사에 재직하던 김정현(가명)씨 역시 퍼블리싱팀이 하루 아침에 해체되며 동료 5명과 함께 회사를 떠나야 했다. 해당 팀이 담당하던 업무 역시 AI로 대체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최근 인공지능(AI)이 실제 고용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일 <메트로경제 신문> 취재 결과, 이 같은 'AI발(發) 고용 충격'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나타나는 구조조정은 20~30대 사회 초년층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가뜩이나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층에 고통이 가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AI 확산 속도는 가파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5 인터넷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생성형 AI 서비스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2024년 33.3%에서 2025년 44.5%로 11.2%포인트 증가했다. 직군별로는 사무직의 이용 경험이 71.9%로 가장 높았고, 유료 구독률은 전문·관리직이 20.6%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I의 확산이 청년층 취업을 가로막는다는 점은 실제 고용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 분석에 따르면 올해 2월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과 정보통신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만7000명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1년 이후 5년 만이자, 2013년 산업분류 개편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특히 전체 감소분의 약 89%가 20~30대에 집중됐고, 이 중에서도 20대 후반에서만 8만1000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50대 이상 취업자는 소폭 증가하거나 감소 폭이 미미해, 고용 축소가 사실상 청년층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 내부 인력 구조 역시 변하고 있다. 리더스인덱스가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 124곳을 분석한 결과, 전체 임직원 중 30세 미만 비중은 2022년 21.9%에서 2024년 19.8%로 감소했다. 반면 50세 이상 비중은 같은 기간 19.1%에서 20.1%로 증가해 2015년 이후 처음으로 30세 미만을 앞질렀다. 이른바 '김 대리'는 줄고 '김 부장'은 늘어나는 구조로의 전환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생성형 AI가 주니어급 인력이 담당해온 기초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는 점을 지목한다. 기초 코딩, 자료 조사, 초안 작성 등 반복적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경력 사다리'의 하단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해외 연구에서도 AI 도입 이후 사회 초년생 고용은 감소한 반면, 숙련 인력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역시 챗GPT 등장 이후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 청년 고용이 위축됐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정부도 산업 전환에 따른 고용 충격 대응을 위한 정책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산업전환 고용안정 전문가 포럼 제1기 최종회의를 열고 AI시대 직무재설계, 고용 영향 평가 개선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4~5월 중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제2기 포럼을 통해 세부 정책과제를 구체화하고 6월, 이를 반영한 산업전환 고용 안정 기본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가 마련 중인 기본계획은 ▲고용위기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 ▲전직 지원 강화 ▲플랫폼·프리랜서 포함 고용안전망 확대 ▲AI 시대 직무 전환 ▲신산업 일자리 창출 ▲노사정 사회적 대화 체계 구축 등 6개 축으로 구성된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콜센터 ARS 등 초기 단계의 AI 도입은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지만, 최근에는 활용 범위가 급속히 확장되고 있다"며 "회계사 등 전문직에서도 수습 채용이 줄어드는 등 대체 영역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로 인한 고용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노사정 간 사회적 대응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승협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AI는 노동자에게는 고용 불안, 기업에는 생산성 경쟁 압박, 정부에는 산업 육성과 보호 사이의 균형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제시한다"며 "단일 정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제도화된 사회적 대화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