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마다 비상약 상자 속에 하나쯤은 들어있던 초록색 캔. 뚜껑을 열면 코끝을 찌르는 알싸한 멘톨 향과 함께 '엄마 손은 약손'이라며 아픈 부위에 정성스레 발라주던 추억의 연고. 바로 유한양행의 '안티푸라민'이다.
올해 출시 93주년을 맞이한 안티푸라민은 대한민국 제약사의 산증인이자, 가장 오래된 의약품 중 하나다. 과거의 유산에 머물 법도 한 이 장수 브랜드는 최근 3년간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새 역사를 열고 있다.
◆ '제약보국' 염원 담긴 유한양행 1호
안티푸라민에는 고(故) 유일한 박사의 숭고한 창업 정신인 '제약보국(製藥報國)'이 담겼다. 좋은 약을 만들어 나라와 민족을 구하겠다는 유일한 박사의 절실함이기도 하다.
1926년 유한양행을 설립한 유일한 박사는 일제강점기 시절 제대로 된 약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민간요법에 의지하던 시대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당시 소아과를 운영하던 유일한 박사의 부인 호미리 여사는 가벼운 상처나 통증조차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비약 개발을 제안하며 조력했다. 제약 산업을 비롯해 대부분 산업이 근대화되지 않았던 시기에 선구적인 도전에 나선 것이다.
그 결실로 1933년, 유한양행의 자체 개발 1호 의약품 '안티푸라민'이 세상에 나왔다. 멘톨, 캄파, 살리실산메칠 등을 주성분으로 한 이 연고는 소염 진통제로, 혈관 확장 작용, 가려움증 개선 등에 효과를 갖췄다. 바세린 성분을 함유해 보습 효과력까지 더해졌다. 이름 그대로 '반대'를 뜻하는 '안티(Anti)와 '염증을 일으키다'라는 의미의 '인플레임(Inflame)'을 합쳐 염증을 없애는 약임을 직관적으로 알렸다.
◆ 신뢰 바탕 '종합 소염 진통 브랜드'로
안티푸라민은 수십 년간 국민 소염진통제의 대명사로 불렸지만, 1990년대까지만 해도 매출액은 20~3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국내 의약품 시장이 발전하면서 편의성을 높인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변화의 기점은 2010년대 초반이었다. 유한양행은 안티푸라민의 강력한 브랜드 신뢰도를 바탕으로 제품군 다변화에 박차를 가했다. 기존 연고와 로션을 넘어 첩부제(파스류), 스프레이 형태 등을 선보이며 '안티푸라민 패밀리'를 구축했다.
우선 안티푸라민 로션형 제품은 일상 속 근육통 관리에 유용하다. 부드러운 도포감에 흡수력과 집중 관리 기능을 더한 크림형, 손에 묻히지 않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롤온 타입 등으로 세분화됐다.
유한양행은 안티푸라민파프, 안티푸라민조인트, 안티푸라민쿨, 안티푸라민한방 카타플라스마 등 파프 제품 4종, 스프레이형 안티푸라민 쿨 에어파스 등도 구성했다.
또 동전 모양의 안티푸라민 코인 플라스타, 냉찜질과 온찜질이 가능한 안티푸라민 더블파워, 통증의 원인인 염증을 감소시키는 제품인 안티푸라민 케토 등을 내놓아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충족했다. 특히 통증 유형에 따라 근육 피로 회복, 관절통, 염좌, 스포츠 활동 전후 관리 등 여러 상황에 대응 가능하다.
2024년 10월에는 진통과 소염에 효과적이고 안정성이 높은 성분으로 알려진 이부프로펜을 처방한 안티푸라민 빅파워 플라스타를 발매했다. 과거에는 원료, 제형 등 자원의 제약이 있었지만 유한양행은 꾸준한 연구 개발과 기술을 지속해 제품 효능과 사용 편의성을 향상시켜 왔다.
이와 함께 유한양행은 마케팅 활동도 활발히 펼쳤다. 2019년부터 한국 축구가 배출한 세계적 선수인 손흥민 선수를 브랜드 모델로 선정해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했다. 부상과 통증을 이겨내며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손흥민의 활약은 안티푸라민의 제품력과 이미지에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이후 2020년 하반기부터 안티푸라민 제품 포장에 손흥민을 함께 담은 '안티푸라민 손흥민 에디션'도 공개됐다. 안티푸라민 파스가 '손흥민 파스'라고 불리며 활력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에서도 유명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끊임없는 변화는 곧바로 '숫자'로 증명됐다. 사실 안티푸라민은 80살이 되던 2013년까지만 해도 매출 100억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제품군 확장과 젊은 마케팅 전략이 극대화되면서 실적도 폭발했다.
2014년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면서 2019년에는 200억원, 2022년 298억원 등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성장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2023년 332억원, 2024년 360억원, 2025년 35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 3년 연속으로 300억원대 매출을 유지해 해당 기간 누적 매출은 총 1048억원 수준이다. 90년이 넘은 정통 브랜드가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매년 자기 파괴적인 혁신을 이뤄내는 모습이다.
◆ 100년 기업 유한의 자부심
일제강점기 억압받고 아픈 민족을 보듬기 위해 탄생했던 안티푸라민. 1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국민의 통증을 닦아준 그 초록색 캔 속에는, 시대를 불문하고 변하지 않는 '진심'과 시대에 발맞춰 끊임없이 변해온 '혁신'이 공존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안티푸라민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안티푸라민은 국민 사랑 속에 성장한 유한양행 대표 브랜드"라며 "앞으로도 책임 있는 품질을 바탕으로 언제 어디서나 국민 곁을 지키는 역할을 이어가기 위해 제품력 강화와 새로운 제형 개발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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