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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부산물까지 다 뽑는 통합제련…고려아연, 美에 ‘온산 모델’ 이식

인듐·게르마늄 등 부산물까지 회수하는 통합 공정 적용
74억달러 투자…테네시서 비철금속 13종 생산
AI·디지털트윈 기반 스마트 제련소 구축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고려아연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자리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거대한 금속 처리 도시처럼 보였다. 끝이 보이지 않는 설비와 공정이 맞물려 돌아가며, 회수와 재활용을 극대화한 체계가 압도적인 규모로 구현돼 있었다.

 

이곳은 아연과 연 생산에 그치지 않고,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까지 다시 회수해 인듐·게르마늄 등 유가금속으로 만드는 통합 제련 체계를 갖춘 곳이다. 원료 속 금속을 최대한 회수하고 산화물과 분진까지 재활용하는 이 공정 모델은 미국 테네시주에서 추진 중인 '크루서블 프로젝트'로 이어질 예정이다.

 

28일 온산제련소에는 스튜어트 맥워터 미국 테네시주 부지사 등 주정부 관계자들이 방문했다. 이들은 간담회와 현장 투어를 통해 제련 공정과 환경·안전 관리 체계를 확인했다. 미국 클락스빌에 들어설 통합 제련소에 온산의 기술과 운영 모델을 적용하기에 앞서, 생산공정을 사전 이해하고 추가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생산한 인듐 제품./유혜온 기자

인듐공장 내부에는 전기로 2기와 작업 라인이 자리하고 있었다. 전종빈 고려아연 전자소재팀 책임은 "아연정광과 2차 원료, 연정광에서 미량으로 포함된 인듐을 공정 중간에서 분리해 별도 정제한다"며 "아연정광 1톤에는 평균 100g 수준의 인듐이 들어 있으며, 제품 하나가 나오기까지 약 보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한 번에 약 0.5톤가량이 생산되며, 연간 생산능력은 200톤 수준이지만 실제 생산량은 원료 수급에 따라 약 100톤 안팎이다.

 

아연 주조공장에 쌓여 있는 1톤 규모 아연 슬래브./유혜온 기자

인듐은 주로 디스플레이용 ITO 소재와 반도체 소재로 쓰인다. 대부분이 미국, 유럽, 대만 등으로 수출된다. 국내에서는 고려아연이 유일하게 원료 단계에서 인듐을 직접 추출해 생산하고 있다. 중국의 공급 통제 영향으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 흐름이다.아연 주조공장에는 1톤짜리 슬래브가 줄지어 쌓여 있었다. 낱개는 25kg 단위로, 아연 생산의 마지막 단계에서 만들어진다.

 

아연은 배소, 조액, 정액, 전해, 주조 등 5단계를 거쳐 생산된다. 약 950도에서 원료를 산화시키는 배소 공정을 시작으로, 황산 용액에 침출해 아연을 녹이는 조액, 불순물을 제거하는 정액을 거친다. 이후 전기분해로 금속 아연을 회수하고, 마지막 주조 공정에서 고순도 제품으로 완성된다.

 

주조공장에서는 전기유도로 기반 용해 설비와 자동화 라인이 눈에 띄었다. 아연 주조공장에서 만난 이성준 주조팀 책임은 "버너 방식보다 분진 발생이 적고 회수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라며 "발생한 분진은 집진기를 통해 다시 포집되고, 산화물 역시 별도 공정으로 보내 재활용된다"고 말했다.

 

아연 주조공장에서 무인지게차가 슬래브를 운반하고 있다./유혜온 기자

공장 내부에서는 무인지게차가 슬래브를 옮기고 있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0월 무인지게차를 도입해 현재 3대를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현대자동차와 협력해 수소지게차 12대도 투입했다. 생산된 아연 제품의 절반가량은 해외로 나가고, 국내에서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에 공급된다.

 

게르마늄 공장 신설 예정 부지로, 현재 폰드 형태의 부지에서 복토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유혜온 기자

현장에서는 게르마늄 공장 신설 예정 부지도 공개됐다. 해당 부지에서는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공장 건설을 위한 복토 작업이 진행 중이며, 지난해 록히드마틴과 체결한 게르마늄 공급·구매 협약도 언급됐다. 현장을 둘러본 맥워터 부지사는 "게르마늄은 중요한 광물"이라며 관심을 보였다.

 

(맨 왼쪽)스튜어트 맥워터(Stuart C. McWhorter) 테네시주 부지사가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를 둘러보는 모습./고려아연

이날 확인된 통합 제련 모델은 그대로 미국 테네시주로 옮겨진다. 크루서블 프로젝트는 직접 투자만 65억달러, 총 74억달러 규모의 창사 이래 최대 투자 사업이다. 올해 부지 조성을 시작해 오는 2029년 완공이 목표다.

 

완공 이후에는 아연·연·동을 비롯해 인듐, 갈륨 등 핵심광물 11종을 포함한 비철금속 13종과 반도체용 황산이 현지에서 생산된다. 제련 부산물 리사이클링과 자체 광산을 통한 원료 확보를 통해 초기 수익성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해당 사업은 미국 연방정부의 '패스트트랙(Fast-41)'에도 포함됐다.

 

크루서블 프로젝트는 기술 고도화를 전제로 한다. 온산제련소에서 검증된 공정에 인공지능(AI), 자동화, 디지털트윈을 결합해 생산 효율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미 온산에서는 공정 데이터 기반 운영이 이뤄지고 있으며, 미국에서 성과가 확인될 경우 해당 기술을 다시 국내에 적용하는 구조도 기대된다.

 

맥워터 부지사는 "크루서블 프로젝트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한미 파트너십, 경제안보 강화를 기대한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혁신과 안전, 환경 관리에 대한 고려아연의 접근이 테네시주 시설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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