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PS, 눈높이 자극 "영업이익 30% 달라"…구조화 조짐
임금 넘어 '경영 개입'까지…노조 요구 수위 상승
노란봉투법 변수 속 이익배분 구조 놓고 전면전 양상
신제윤 삼성전자 의장 "노사모두 설 자리 잃을 수도" 대화해결 촉구
미국발 관세 압박과 중동 리스크 확대로 글로벌 경제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원·하청 교섭 요구가 확대되는 상황 외에도 반도체 업계의 억대 성과급 요구 상황이 산업계 전반에 노사간 대립의 불씨를 키우는 모습이다. 노조측의 공세적 투쟁기류에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주주, 투자자 등 직접 이해당사자와 국민들의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성과급 문제로 파업위기 앞에 선 삼성전자의 신제윤 이사회 의장은 "최악의 상황이 생기면 국가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노사 모두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며 노사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LG유플러스 노조 등이 성과급을 둘러싸고 노사간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올해 산업계 하투는 삼성그룹 계열사가 분위기를 이끄는 모양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일 시작된 총파업을 5일까지 진행했다. 앞서 지난 4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노사 면담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삼성전자 노조도 총파업을 전제로 임금과 성과급 협상을 진행중이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실제 파업에 돌입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노사간 고강도 갈등의 불씨가 된 것은 성과급 배분 기준과 연동 방식이다. 영업이익·순이익 등 경영 성과의 일정 부분을 성과급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확산하면서 기업 간 성과급 수준 비교가 급속히 확산됐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 10%를 성과급으로 활용하면서 억대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다른 기업 노조의 눈높이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불러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경우 단체협약 요구안에 신규채용, 인사고과, M&A(인수합병) 등 핵심 경영사안에 대해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 14% 수준의 임금 인상과 임직원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지급 등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회사 영업이익의 15%를 상한선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이달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통신업계도 비슷한 흐름이다. LG유플러스 노동조합은 성과급 증액을 요구하며 사측과 대립하고 있다. 노조의 요구안에는 임금 총액 8% 인상, 생산성격려금(PI)·성과급(PS) 평균임금 산입, 호칭 하한 연봉제 신설, 영업이익의 30% 성과급으로 지급, 우리사주 200주 분배, 임금 삭감 없는 주 35시간 근무, AI 도입을 이유로 한 인위적 구조조정 금지 등이 담겼다. 지난해 임단협에서 임금 총액 기준 4.16% 인상에 합의했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완성차 업계도 성과급을 둘러싸고 갈등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핵심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완전 월급제 시행,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동한 정년 연장 등을 포함하며 단순 임금 인상을 넘어 고용 안정과 산업 전환기 대응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아 역시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GM은 정기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함께 지난해 GM 총매출의 10% 가운데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요구안에 담았다. 비정규직을 포함한 조합원 1인당 약 3000만원 수준이다.
이날 삼성전자 사태와 관련 신제윤 이사회 의장은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국가 기반산업인 반도체사업은 타이밍과 고객 신뢰가 핵심"이라며 "개발과 생산 차질, 납기 미준수 등이 발생하면 근본적 경쟁력을 잃게 되고 회사가치가 하락하면 주주, 투자자,임직원,지역사회가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출과 세수감수,환율상승 등으로 국가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지금은 임직원 모두가 합심하고 진정성있는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산업계 관계자는 "올해 제조,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임단협 갈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노조가 파격적인 요구안을 내세운 배경에는 반도체 기업들의 성과급 잔치 열풍이 한몫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과급 확대 요구가 구조화될 경우 미래 기술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과도한 성과급 지급은 기업의 중장기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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