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트럼프의 호르무즈 파견 요청에는 "국내법 절차 등 감안해 검토 중"
청와대가 5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우리 선박 화재의 대처 방안을 위해 회의를 개최했다. 정부는 사고 원인 조사와 안전 검사 등을 위해 조사관을 급파할 방침이다. 또 청와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내 갇힌 선박을 구출하는 작전에 한국이 동참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낮 12시30분부터 전날 발생한 호르무즈 해상 선박 화재 관련 점검 및 대처를 논의하는 비서실장 주재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외에 위기관리센터장, 해양수산비서관, 외교정책비서관, 국정상황실장이 참석했다.
전날 오후 8시40분쯤 호르무즈 해역 내 정박 중이던 HMM 선박이 외부 충격에 의해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이 선박에는 한국 국적 선원 6명을 포함해 총 24명이 탑승해 있다.
외교부는 이날 "전체 선원 24명 모두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선박의 화재도 진압 완료되어 추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다만 해당 선박의 정상 운항 가능 여부는 불확실해 인근 항구로 예인한 뒤 피해 상태 등을 확인하고 수리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예인선을 수배 중"이며 "구체적인 예인 일정은 아직 미정"이라고 덧붙였다.
화재는 진압됐지만 해당 선박은 자체 항행이 불가한 상황으로, 정부는 선박을 두바이항으로 인양해 피격 여부 등 원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양부터 조사까지는 최소 하루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사고 원인 조사는 두바이 현지의 한국선급 지부 인력을 즉각 파견해 안전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라면서 "보다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원인 규명을 위해, 선사 자체 조사와 별도로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소속 조사관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를 현지에 급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예인선의 투입과 접안, 국내 조사 인력 파견 및 분석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원인 분석에는 수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이라며 "정부는 신속하면서도 정확하게 사고 원인을 파악해 국민께 투명하게 보고드리겠다"고 밝혔다.
또 해양수산부와 청해부대는 사고 선박과 원활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으며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선원 가족들이 우려하지 않도록 해수부와 선사가 직접 상황을 설명하고 문의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외교적인 노력과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는 미국과 이란 그리고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과 관련 정보를 상호 공유하며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관련국에 소재한 우리 대사관에는 관련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보고할 것을 지시하는 등 주재국 정부와의 협조 체계를 빈틈없이 가동하고 있다"며 "정부는 우리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하고 철저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 선박이 이란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이제 한국도 이곳으로 와 이 작전에 동참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이 작전'은 호르무즈 해협 내 갇힌 선박들을 구출하기 위해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프리덤 프로젝트'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 정부는 원인 규명이 먼저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는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정부는 국제 해상 교통로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가 모든 국가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고 국제법상 보호되어야 할 원칙이라는 입장 아래 글로벌 해상 물류망의 조속한 안정, 회복, 정상화를 위해 여러 국제적 노력에 적극 참여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언급도 주목하고 있으며 미국 측의 호르무즈 해협 관련 제안에 대해서도 상기 원칙, 한반도 대비태세, 국내법 절차 등을 감안하여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프리덤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도 한미 간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주요 해상 교통로의 안정적 이용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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