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기대수명 83.7세…은퇴 이후에도 '30년' 노후 준비해야
불충분한 연금 소득…평균 '3억2800만원' 노후생활비 부족해
'노후 재테크' 중요…소득·기간 고려해 투자 포트폴리오 구축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하기 위한 '노후 재테크'가 중요해지고 있다. 기대수명이 늘면서 은퇴 이후 30년에 달하는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만큼, 연금제도나 예·적금 만으로는 충분한 노후 지금을 확보하기 어려워서다. 은퇴까지 남은 기간과 소득 수준, 적정 생활비 등을 고려해 어떤 투자전략을 준비해야 할 지 살펴본다. <편집자주>편집자주>
"장수하는 것이 리스크다.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모아 놓은 돈은 많지 않다."
"최근 주식시장이 활황이지만 선뜻 투자하기가 겁난다. 은퇴자금이어서 위험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100세시대가 현실화하면서 노후 자금 마련이 모두의 화두가 됐다. '건강이 돈'이라는 말도 많이 회자된다. 오래사는 것이 리스크가 된 현실이다.
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3.7세다. 만 65세 이상을 고령자로 규정하는 '노인복지법'이 제정된 1981년의 66.7세와 비교해 16.7년 늘었다. 2024년부터 만 60세가 된 국민의 기대여명은 남자가 23.7년, 여자가 28.4년이다. 법적 정년인 60세를 고려하면, 길게는 30년이 넘는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셈이다.
◆ 길어진 노후, 재정부담도 커졌다
국민 대다수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금제도를 주요한 노후수단으로 꼽지만, 올해 65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의 평균 지급액은 69만8000원에 불과하다. 소득 하위 70% 고령자에 지급하는 기초연금 지급액을 합쳐도 104만7700원이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이 조사한 기대 노후생활비인 197만6000원(1인 가구 기준)과 비교해 약 91만원 가량 부족하다.
평균적인 수준의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지급받는 30년의 노후를 가정한다면, 노후생활비의 부족분은 약 3억2800만원이다. 은퇴 이전부터 예·적금, 채권, 주식, 펀드(집합투자증권) 등 금융자산에 투자해 자산을 증식하고 노후를 준비하는 '노후 재테크'가 중요해진 배경이다.
과거 1990~2000년대에는 은행권 예·적금 수익률이 연 10% 이상이어서 예·적금 만으로도 자산증식이 가능했다. 그러나 경제성장률 둔화와 금리 하락으로 예·적금 금리도 물가상승률과 비슷한 수준까지 하락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취급된 정기예금(1년물, 단리)의 평균 취급금리는 연 2.8%다. 지난 2025년 물가상승률(2.1%)과 비교해 0.7%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이자소득세를 고려하면 체감 수익률은 연 0.59%에 불과하다. 일정한 소득이 발생하는 동안 비(非)예금성 금융자산에 적극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 자산시장 정책 재편…쉬워진 투자
예·적금 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정부는 개인 투자자의 자산시장 투자를 독려하고자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24년에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전격 폐지됐고, 올해는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표준을 분리 적용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도 시행됐다.
주식·펀드 등 상품에 투자한다면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우선 개설하는 것이 좋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발급 가능한 ISA는 다양한 투자상품을 한 계좌로 관리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최대 연 400만원(서민형 기준)의 투자소득까지 비과세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기존 ISA계좌의 혜택을 강화한 '청년형 ISA'와 '국민성장 ISA'도 출시된다.
오는 22일 출시되는 '국민성장펀드'도 주목할 만 하다. 국민성장펀드는 AI·반도체 등 첨단 전략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국가가 후순위 출자자로 참여해 개인투자자의 원금 손실을 최대 20%까지 보전하며, 투자금액에 따른 소득공제 혜택도 제공한다. 1인당 투자 한도는 1억원으로 설정됐다.
직접 투자가 어렵다면 퇴직연금(DC형·개인형 IRP), 연금저축 등 금융상품을 활용한 '간접 투자'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 해당 상품들은 ETF(상장지수펀드), 펀드, 리츠 등 간접 투자 상품에 투자하며, 전문가들이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운용하는 만큼 손쉽게 투자가 가능하다. 특히 개인형 IRP와 연금저축은 합산 연 900만원의 납입액까지 세액 공제를 제공하는 만큼 우선해서 적립 및 운용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 세대별 '분배전략' 중요
노후를 안정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선 은퇴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자산의 위험도를 분배해야 한다. 노동시장에 갓 진입한 20~30대 청년세대라면 자산 증식을 목적으로 고위험 상품에 적극 투자할 수 있지만, 40~60대의 중·장년이라면 안정적인 자산 구축을 위해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재분배가 필요하다.
은퇴 이후에는 안전자산과 월 소득 중심으로 자산을 재편하는 것이 좋다. 은퇴 이후에는 소득이 발생하지 않지만, 질병이나 재난 등을 이유로 갑작스러운 지출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은퇴를 전후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했다면 배당 중심의 '고배당주' 중심의 투자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고배당주는 연 배당률이 주가 대비 5% 이상인 주식을 말한다. 분기·반기마다 배당금을 지급하는 만큼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발생하며, 기대수익률도 은행 예·적금보다 높다.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자산 증식도 기대할 수 있다. 통상 수익이 안정적인 은행주와 일부 대기업 주식이 고배당주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국내 상장사들이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분기·반기 배당을 정례화하면서, 고배당주 투자도 주요한 투자 전략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국내 고배당주에 분산투자하는 ETF 상품도 출시해 판매 중이다. 국내 주식은 배당 시기가 2월·5월·8월·11월로 일정한 편이지만, 해외 주식의 경우 배당 시기를 다양하게 설정하고 있는 만큼 분산 투자 시에는 매달 배당금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한 시중은행의 자산관리전문가(PB)는 "은퇴까지 시간이 많은 청년세대는 손실이 발생해도 만회할 시간이 많은 만큼, 자산 증식을 목적으로 고위험 상품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며 "은퇴가 가까워지는 중·장년층이라면 자산을 중위험 상품과 원금보장형 상품에 분산 투자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유동성이 충분하다면 수익률이 안정적인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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