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HMM 나무호 폭발·화재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공격 주체와 공격체 정체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외교부는 10일 브리핑에서 공격 주체를 특정하지 않았고, 공격 수단 역시 '드론'이나 '미사일' 대신 '미상 비행체'라는 표현만 사용했다.
다만 조사 결과를 보면 방향성은 어느 정도 드러난다. 정부는 기뢰·어뢰 가능성은 낮게 봤고, 현장에서 "비행체 엔진 잔해"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즉 내부 폭발이나 수중 공격보다는 외부에서 날아온 공중 공격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실제 피해 패턴도 일반적인 기뢰·어뢰 공격과는 다르다. 기뢰와 어뢰는 보통 선체 하부를 수중 폭발로 공격하지만, 이번 사고는 수면 위 외판이 크게 찢기고 내부 화재까지 발생했다.
현재 남은 핵심 쟁점은 이 공격체가 자폭형 드론인지, 아니면 소형 대함미사일인지 여부다.
먼저 드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쪽은 피해 규모와 공격 패턴을 근거로 든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선체 좌측 선미 외판은 폭 약 5m, 내부 깊이 약 7m까지 손상됐다. 특히 직경 약 50㎝ 크기의 반구형 관통 흔적이 발견됐는데, 이는 이란의 대표 자폭형 드론인 '샤헤드-136' 동체 크기와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격 방식도 드론 전술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1차 타격으로 화재와 혼란을 만든 뒤, 승무원들이 대응하는 시점에 다시 공격하는 방식이 자폭형 드론 공격에서 자주 나타난다는 것이다.
조상근 KAIST 연구교수는 "1분 간격으로 두 차례 정밀 타격했고 엔진 잔해까지 발견됐다면 중형급 자폭 드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면 대함미사일 가능성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자폭 드론은 해수면 가까이 비행하는 시스키밍이 어렵다"며 "수평 저고도 비행으로 동일 지점을 연속 공격했다면 대함미사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란이 보유한 '나스르-1' 같은 소형 대함 순항미사일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문제는 피해 규모다. 나스르-1은 탄두 중량이 상당히 커 현재보다 더 큰 폭발 흔적이 남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결정적 단서는 정부가 확보한 '엔진 잔해'가 될 전망이다.
샤헤드-136 자폭 드론은 피스톤 방식 엔진을 사용하는 반면, 대함 순항미사일은 터보제트 엔진을 사용한다. 즉 수거된 엔진이 어떤 방식인지에 따라 공격체 정체가 상당 부분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정부는 엔진과 파편을 정밀 분석 중이다. 공격 주체도, 공격체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은 단순 해상 사고를 넘어 호르무즈 해협 전체 긴장감을 다시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특히 한국 역시 중동 원유 수송 의존도가 높은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국제 정세 파장도 커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