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별 생산 구조 달라 이해관계 조율 난항
래깅 효과에 설비 감축 유인 약화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공급 과잉 해소를 위한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울산은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산과 설비 통합 논의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완공을 앞두고 신규 공급 부담이 커진 데다 주요 업체별 원료 조달 방식과 생산 구조가 달라 이해관계 조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는 오는 6월 말 기계적 완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에쓰오일은 올해 하반기 시운전을 거쳐 내년 초 상업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9조원 이상을 투입해 추진하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 최대 규모 투자 사업이다. 원유를 석유화학 원료로 직접 전환하는 TC2C 공정을 기반으로 에틸렌 등 기초유분과 폴리에틸렌 생산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규모 신규 설비 가동을 앞두면서 울산 지역 구조 재편 논의는 더 복잡해지고 있다. 울산은 에쓰오일과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등 주요 업체들이 각각 독립적인 원료 조달·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대산·여수처럼 합작회사 설립이나 설비 통합 방식의 감산 논의를 적용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 수익성 개선도 구조 재편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란 전쟁 이후 원재료와 제품 가격이 함께 오르면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저가 원재료 투입에 따른 래깅 효과를 보고 있는 만큼 당장 설비 감축이나 통합에 나설 유인이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공급 과잉 해소라는 중장기 과제는 여전하지만 일부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일부 회복된 시점에 먼저 생산능력을 줄이는 결정이 부담될 수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 압박도 이전과는 다른 흐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업체들은 그동안 대규모 설비와 낮은 인건비를 기반으로 이란·러시아·베네수엘라산 원유와 나프타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조달하며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키워왔다. 다만 미국의 제재와 통상 압박이 강화되면서 이 같은 원료 조달 구조에 제약이 생길 경우 중국 업체들의 원가 우위도 일부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울산 지역에서도 구조 재편을 서두르기보다 당분간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업체 간 합작 형태의 감산 논의를 추진하기 어려운 구조인 데다 래깅 효과에 따른 수익성 회복과 중국 업체들의 원가 경쟁력 변화 가능성까지 맞물리면서 선제적으로 생산능력을 줄일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울산은 에쓰오일과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의 원료 조달과 생산 구조가 달라 한쪽이 먼저 설비를 줄이기 어려운 구조"라며 "단기 수익성 개선과 중국 업체들의 원가 경쟁력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당분간 각자도생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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