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수익성 악화 부문인 램프 사업 매각을 두고 노사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측은 최근 2~3년간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범퍼나 램프 등 전통적인 외장 부품 사업을 매각하고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와 로보틱스, 전동화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하는 반면 노조는 이번 매각을 기점으로 현대모비스 전체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우려하며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13일 현대모비스 노조는 서울 강남구 현대모비스 본사 앞에서 '현대모비스 일방적 매각·구조 개편 반대 총력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는 현대IHL 노조와 현대모비스 램프 부문 사무직 노조, 모듈 자회사 모트라스 간부급 노조까지 700여명의 노조원이 참여했다. 이날 집회 현장은 현대모비스가 추진 중인 램프 사업부 매각을 반대하기 위해 본사와 자회사가 '공동 전선'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는 램프를 생산하는 유니투스 김천공장을 매각하기로 하고 현재 프랑스 부품사 OP모빌리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세부 조건을 협의 중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램프 사업부 매각을 '비겁한 밀실 행정'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했다.
노조 측은 "사측이 내세운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라는 명분은 노동자를 기만하는 수식어에 불과하다"며 "현대모비스는 램프 사업 매각을 비롯해 구조 개편을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매각이 단순히 특정 사업부의 정리를 넘어, 현대모비스 전체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램프 사업 매각을 지키지 못한다면, 다른 부품 사업부도 연쇄적인 분할 매각과 합병의 도미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노조는 이번 램프 사업부 매각을 둘러싸고 정의선 회장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것이라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형 지배구조에 있다. 정 회장과 정 명예회장 등 총수 일가는 현대모비스(정의선 0.32%, 정몽구 7.19%), 현대차(정의선 2.65%, 정몽구 5.39%), 기아(정의선 1.76%)의 일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대모비스 AS·모듈 사업을 인적분할해 정 회장이 지분 20%를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려 했지만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가 추진하는 램프와 범퍼 등 전동 제조 사업 비중을 줄이고 미래 기술 사업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는 과정 자체가 지배구조 변화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체제하에서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 속 핵심 부품 공급처 역할을 하고 있는 중심 기업"이라며 "이번 매각의 본질은 산업 단위 쪼개기 매각을 통한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유니투스 노조가 파업 철회를 선언하고 집회에 불참하면서 노조 지회별로 엇갈린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유니투스 노조는 지난 11일 사측과 '램프 사업 지속성장 및 고용안정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하고 지난달 27일부터 진행한 파업 철회를 선언했다. 그러나 노조는 12일 다시 파업을 재개했다가 13일 또 다시 파업을 철회하면서 이날 집회에 불참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유니투스 김천공장을 비롯해 현대IHL 경주·대구 공장, 자사 램프 연구개발 조직까지 포함한 램프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이다. 지난 1월 프랑스 자동차 부품사 OP모빌리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세부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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