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지원금 경쟁의 청구서…보험 갈아타기 민원 54% 급증
금감원, 부당승환 소비자경보 ‘주의’ 발령
7월 GA 1200%룰 앞두고 설계사 유치전 과열 우려
오는 7월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에게도 1200%룰이 적용되는 가운데 보험계약 갈아타기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액 정착지원금과 환수 조건이 결합될 경우 일부 설계사가 단기 실적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보험 해지와 신규 가입을 권유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험계약 부당승환 관련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올해 1분기 금감원에 접수된 부당승환 관련 민원은 211건으로 직전 분기 137건 대비 54.0% 증가했다.
부당승환은 기존 보험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키면서 유사한 새 보험계약을 청약하게 하거나, 새 계약을 체결한 뒤 기존 계약을 해지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좋은 보험으로 갈아타라'는 설명을 듣고 계약을 바꾸지만 실제로는 해약환급금 손실, 보장 공백, 면책기간 재적용, 보험료 상승 등의 불이익을 입을 수 있다.
부당승환 우려가 커진 배경에는 GA 영업조직의 설계사 유치 경쟁이 있다. 금융위원회는 보험 판매수수료 체계를 선지급 중심에서 분급 중심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오는 7월부터 GA 소속 설계사에게도 1200%룰을 확대 적용한다. 1200%룰은 보험 판매 1차 연도에 지급하는 판매수수료를 월납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제도 개편 이후에는 정착지원금과 시책 수수료 등도 수수료 한도 산정에 포함된다. 그동안 GA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고액 정착지원금이 설계사 이동과 신계약 경쟁을 자극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던 만큼, 당국은 수수료 규제 차익을 줄여 잦은 계약 갈아타기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고능률 설계사를 미리 확보하려는 경쟁이 막판 과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착지원금은 설계사가 이직할 때 지급받는 지원금으로, 일정 기간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환수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일부 영업조직에서 단기 실적을 채우기 위해 기존 고객에게 보험 갈아타기를 권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소비자 피해는 주로 보장 공백에서 나타난다.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새 보험에 가입한 뒤 질병 진단을 받아도 신규 계약의 면책기간이 적용되면 보험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장기간 유지한 보험을 해지하면 기존 계약의 예정이율이나 보장 조건을 잃을 수 있고, 나이가 오른 상태에서 재가입할 경우 보험료가 높아지거나 같은 수준의 보장을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1200%룰 시행 전후로 설계사 이동과 판매채널 재편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부당승환 관리가 올해 보험사 내부통제의 주요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와 GA가 판매실적보다 계약 유지율과 소비자보호를 중시하는 영업관리 체계를 갖추지 못할 경우 막판 영업 경쟁의 청구서는 소비자 피해와 제재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
김용태 한국보험대리점협회장은 "1200%룰을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하려면 전산관리 표준모델 수립 등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며 "보험사의 지원 체계와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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