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영풍 경영권 갈등 속 법적 논란 종결
'원아시아'투자 문제 관련 갈등은 지속
1분기 고려아연 영풍 대비 영업익 17배 높아
고려아연과 영풍 간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위험 물질인 황산의 거래 중단 논란이 고려아연의 완승으로 일단락됐다. 20년 넘게 동업자에게 유독 물질 처리 리스크를 떠넘겨온 영풍의 관행에 법원이 제동을 걸고 고려아연측에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영풍의 가처분 항고를 기각했다. 영풍 측도 대법원 재항고를 최종 포기하면서 이달 14일부로 고려아연의 승소가 법적으로 확정됐다.
양측의 갈등은 2024년 4월 고려아연이 영풍 측에 '황산 취급 대행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못 박으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고려아연은 낡은 저장 시설로 인한 사고 우려와 유해 화학물질 취급에 따르는 법적 부담, 절대적인 보관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들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영풍은 자사 석포제련소에서 배출되는 황산을 계속 받아달라며 같은 해 7월 법원에 거래거절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5년 8월 영풍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으며, 서울고등법원 역시 올해 4월 영풍의 항고를 기각했다. 영풍은 부당한 거래거절, 사업활동 방해,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등을 주장했으나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재판부는 영풍의 안일한 경영 방식에 대해 지적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영풍이 2003년 아연 생산을 시작한 이래 독자적인 황산 처리 인프라를 구축할 충분한 세월이 있었음에도 고려아연에 위탁한 채 대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영풍이 단가를 낮춰 국내 시장 점유율을 늘리거나 탱크로리를 동원해 해외로 수출하는 등 스스로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재판부는 고려아연의 조치를 합리적인 방어권 행사로 인정했다. 고려아연이 안전사고를 막고자 2019년부터 지속해서 노후 탱크를 철거해 온 점과 계약 종료 이후인 2025년 1월까지도 대행 업무를 유지하며 영풍 측에 충분한 대비 기간을 제공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영풍이 20년 넘게 자체적인 처리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위험물질 관리 부담과 안전 리스크를 전가해 왔음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앞으로도 근로자와 울산시민의 안전, 그리고 환경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영풍은 고려아연의 원아시아파트너스 출자 과정과 자금 흐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갈등을 키우고 있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출자한 펀드 자금이 청호컴넷의 사채 원리금 상환에 쓰인 구조라며 진상 규명을 요구했고 고려아연은 관련 법령과 내부 절차에 따른 적법한 재무적 투자라며 적대적 M&A를 위한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최근 양측의 경영 실적을 보면 영풍의 주장을 신뢰하기 힘들다는 기류다. 같은 비철금속 제련업을 영위하면서 고려아연은 전략적 투자를 통한 수익성 극대화에 나서는 반면 영풍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조720억원, 영업이익은 746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영풍은 같은 기간 연결 기준 매출 8511억원, 영업이익 433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 규모만 보면 고려아연이 영풍보다 17배 이상 많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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