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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특별인터뷰] ‘뉴 아이비’ 美 에모리대학 고신 부총장 “혁신은 올바른 질문에서 시작”…AI 교수 50명 이상 확충

고신 에모리대 글로벌 협력 담당 부총장 "혁신은 올바른 질문에서 시작"

 

에모리대, 포브스 선정 '뉴 아이비'…AI 교수 50명이상 확충 '윤리' 강조

 

"성적은 기본일 뿐"…점수보다 공동체 기여·변화 가능성 보는 입학 철학

 

개교이래 첫 외국 유학생은 독립운동가 윤치호…韓, 유학생 출신국 3위권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에모리대학교의 고신 (Ko Shinn) 글로벌 협력 담당 부총장(Associate Vice Provost for International Services & Global Engagement)이 지난 4월 29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메트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에모리대학교가 올해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뉴 아이비(New Ivies)'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남부를 대표하는 사립 명문 대학으로, 전통적인 아이비리그에 버금가는 교육 경쟁력과 기업 선호도를 인정받은 것이다. 코카콜라 창업자 아사 캔들러 가문의 지원 속에 성장한 에모리는 최근 인공지능(AI) 시대 대학의 역할을 '기술 경쟁'보다 '인류를 위한 책임'에서 찾고 있다. 지난달 방한한 고신(Ko Shinn) 에모리대학 글로벌 협력 담당 부총장(Associate Vice Provost for International Services & Global Engagement)은 "AI든 어떤 분야든 혁신은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데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메트로신문은 고신 부총장과 만나 AI 전략부터 입시 철학, 한국 학생들에 대한 평가까지 에모리가 바라보는 글로벌 고등교육의 방향을 들었다.

 

■ 에모리대학 "AI는 인류에 어떻게 봉사할지 묻는 일"

 

에모리대학과 코카콜라의 인연은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코카콜라 창업자 아사 캔들러는 에모리대학의 애틀랜타 이전과 캠퍼스 조성 과정에서 재정 지원을 했고, 이는 대학이 현재의 연구중심 사립대학으로 성장하는 기반이 됐다. 이후 에모리대학은 연구 경쟁력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강조하는 대학으로 성장했다. 이런 방향은 AI 전략에서도 드러난다. 대학이 내세우는 핵심 개념은 'AI.Humanity'다. AI를 얼마나 빨리 개발하고 활용하느냐보다, AI가 인류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쓰여야 하는지를 먼저 묻는다는 의미다.

 

고 부총장은 "에모리대학은 AI가 인류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먼저 묻는다"며 "단순히 AI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라고 설명했다.

 

에모리대학은 AI를 특정 전공의 기술 과제로 한정하지 않고, 대학 전반의 교육·연구 체계를 바꾸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2022년부터 AI 관련 연구 교수를 50명 이상 채용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채용 분야도 공학 계열에만 국한하지 않았다. AI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다루기 위해 보건·법·인문·경영 분야까지 교수진을 넓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 부총장은 "중요한 것은 이 교수들이 컴퓨터공학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AI는 공중보건, 법학, 인문학, 비즈니스와 자유기업 등 에모리대학이 가르치는 모든 분야와 연관돼 있다"라고 말했다.

 

AI 윤리 논의도 에모리대학이 중점을 두는 분야다. 그는 에모리대학 내 윤리센터가 AI의 윤리적 활용에 관한 국내외 논의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기술이 사회와 인간에게 미칠 영향을 함께 다루겠다는 취지다.

 

고 부총장은 "에모리대학은 AI의 도덕적 영향과 책임에 대해 세계적 논의를 이끄는 데 역할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립대학이라는 구조도 AI 시대 대응에 강점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주립대학보다 정책 변화에 덜 구속되는 만큼, 교수 채용과 투자, 교육과정 개편에서 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립 기관이라는 점은 주립 대학에 비해 훨씬 큰 유연성을 제공한다"며 "같은 규제 체계에 묶이지 않고 전략적으로, 그리고 신속하게 채용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AI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분야에서 이런 기민함은 정말로 소중한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 "성적은 기본…공동체에 기여할 학생이 인재상"

 

에모리대학의 입학 철학은 정량 지표만으로 학생을 판단하지 않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학업 역량은 기본 전제지만, 그보다 학생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공동체적 가치를 지녔는지를 함께 본다는 것이다.

 

고 부총장은 "에모리대학은 신입생 선발에서 성적과 시험 점수만 보지 않는다"며 "학업 역량은 기본이지만, 학생이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잠재력을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이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배려와 성실함, 리더십을 어떻게 보여줬는지를 중요하게 본다고 설명했다. 에모리대학이 강조하는 '인류를 위한 봉사'라는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고 부총장은 "우리가 찾는 학생은 자기 자신만을 위해 성공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사회와 공동체, 그리고 궁극적으로 세계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갈 사람을 원한다"고 했다.

 

지원자가 제출하는 자기소개 에세이와 학업·진로 계획서도 중요한 평가 자료다. 점수와 순위로는 드러나지 않는 학생의 가치관과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점수나 순위도 담아낼 수 없는 학생 본연의 모습과 잠재력을 거기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의대 선호 현상과 미국식 의학교육 구조의 차이도 언급했다. 미국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의대에 진학할 수 없고, 학부 과정을 먼저 마친 뒤 의대에 지원한다. 에모리대학 역시 의대 진학을 준비할 수 있는 '프리메드(pre-med) 과정'을 갖추고 있지만, 이 과정은 단순히 의대 준비 기간이 아닌 학생이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탐색하는 시간으로 본다는 설명이다.

 

고 부총장은 "미국 시스템에서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학부 4년이 학생들이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진심으로 원하는지, 어디에 열정이 있는지를 발견하는 시간이 된다는 점"이라며 "결국 의사가 되는 학생이라 하더라도, 그 탐구의 시간은 훨씬 더 깊이 있는 전문인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에모리대학교의 고신 (Ko Shinn) 글로벌 협력 담당 부총장(Associate Vice Provost for International Services & Global Engagement)이 지난 4월 29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메트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 윤치호로 시작된 인연…한국, 인도·중국 이어 유학생 3위

 

에모리대학과 한국의 인연은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모리가 설립된 지 55년 뒤인 1891년, 한국의 독립운동가 윤치호가 에모리 최초의 외국인 학생으로 입학했다. 고 부총장은 이 역사를 에모리의 글로벌화가 시작된 상징적 장면으로 설명했다.

 

고 부총장은 "에모리대학이 글로벌 대학으로 외연을 넓혀가는 과정에서 한국은 처음부터 함께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현재도 에모리대학 외국인 유학생의 주요 출신국 가운데 하나다. 고 부총장은 2014년 에모리에 합류한 이후 한국이 중국, 인도와 함께 외국인 유학생 비중이 높은 국가로 꾸준히 자리해왔다고 설명했다.

 

한국 학생 유입이 꾸준한 만큼, 입학 전 적응을 돕는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에모리대학은 한국 학생과 동문을 연결하는 '패스포트 투 에모리(Passport to Emory)'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 신입생들은 입학 전부터 동문 네트워크와 연결되고, 대학 공동체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

 

고 부총장은 한국 학생들의 강점으로 학업 역량뿐 아니라 존중과 배려, 공동체 책임감을 꼽았다. 그는 "에모리대에 오는 한국 학생들은 늘 인상적"이라며 "학문적으로 매우 잘 준비돼 있고 사고가 치밀하며 학업에 성실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것만큼이나 인상적인 것은 한국 문화에서 비롯된 다른 사람에 대한 깊은 존중과 배려,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이라며 "한국 학생들의 이런 태도가 캠퍼스 전체 분위기를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한국 대학과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에모리대학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을 때 연구 탁월성, 인류를 위한 봉사라는 가치, 장기적 협력 가능성을 함께 살핀다. 단순히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데 그치는 관계보다 실제 교류와 성과가 이어지는 협력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고 부총장은 "한국의 학문 문화는 엄격함과 장기적 헌신을 중시하는 것으로 느꼈다"며 "이는 에모리대가 생각하는 파트너십의 방향과 잘 맞는다"고 말했다.

 

끝으로 고 부총장은 에모리대학에 진학을 고려하는 한국 학생들에게 "에모리에 와서 탐험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자신을 진심으로 이끄는 것이 무엇인지, 평생 열정을 쏟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길 바란다"며 "단순한 직업이 아닌 삶의 목적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미래를 넘어서 생각해 달라"며 "에모리대학 교육에서 가장 많은 것을 얻어가는 학생들은 자신이 살고 싶은 삶뿐만 아니라 모두를 위해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 고신(Ko Shinn) 에모리대학 글로벌 협력 담당 부총장은…

 

고신 에모리대학 글로벌 협력 담당 부총장은 20년 이상 고등교육 국제화와 학생 행정 분야에서 활동해 온 전문가다. 올해 1월부터 에모리대 글로벌 협력 담당 부총장을 맡고 있으며, 앞서 글로벌 협력 담당 부총장보와 국제학생·연구자 서비스처장을 지냈다. 국제교육자협회(NAFSA) 전문성 개발 및 참여 부문 부회장으로도 활동했으며, 위스콘신대 밀워키 캠퍼스에서 조직과학 분야 경영학 석사(M.S.)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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