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의심을 받자 음주측정기에 호흡을 부는 시늉만 하며 사실상 측정을 거부한 운전자에 대해 운전면허를 취소한 처분은 적법·타당하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이하 중앙행심위)는 경찰공무원의 음주 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운전자 A씨가 제기한 행정심판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이륜자동차를 운전하던 중 중앙분리대와 부딪혀 넘어지는 교통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A씨가 말을 더듬거리며 비틀거리는 등 음주운전 징후를 보이자 음주 감지 후 측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A씨는 음주측정기에 호흡을 부는 시늉만 하는 등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고, 관할 시·도경찰청장은 음주 측정 불응을 이유로 A씨가 보유한 제2종 보통 및 제2종 소형 운전면허를 모두 취소했다.
이에 A씨는 행정심판을 청구하며 "음주 측정 불응의 고의가 없었고, 음주운전 전력이 없는 초범이며, 생계유지를 위해 운전면허가 필요하므로 운전면허 취소처분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앙행심위는 A씨가 음주운전을 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음주 측정을 요구받았음에도 이에 불응한 점, 그리고 법령에서 음주 측정 불응 시 예외 없이 모든 면허를 취소하도록 정하고 있는 점을 들어 이번 취소처분이 위법하거나 부당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만약 A씨가 경찰의 요구대로 음주 측정에 순순히 응했다면 결과는 크게 달랐을 수 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미만이었다면 행정처분 대상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고, 면허 정지 기준(0.03% 이상~0.08% 미만)에 해당했더라도 100일간의 운전면허 정지 처분에 그쳤을 가능성이 있었다.
아울러 현행법에 따르면 과거 음주 측정 불응 전력이 있는 사람이 추후 다시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될 경우, 혈중알코올농도가 비교적 낮은 면허 정지 수치(0.03% 이상~0.08% 미만)에 해당하더라도 보유한 모든 운전면허가 취소된다.
조소영 중앙행심위원장은 "음주 측정에 응하지 않으면 모든 운전면허가 취소된다는 것을 확인한 재결"이라며 "운전자가 법적 불이익을 줄이기 위해서는 경찰공무원의 정당한 음주 측정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등 관련 법규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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