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6만5593명 중 95.5% 투표 참여
표심 극명 "초기업 80% 찬성 VS 전삼노 21% 반대"
파운드리 집단 반대·매도 제한 자사주 불만
"3년 받고 끝날 것"…200조 조건에 DS 내부 회의론 확산
삼성전자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했다. 다만 초기업노조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80%가 찬성한 반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21%에 그쳐 노조별 표심이 극명하게 갈렸다. 파운드리 부문의 집단 반대표와 메모리 내부 불만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27일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교섭단에 따르면 전체 투표 재적 조합원 6만5593명 중 6만261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초기업노조는 약 80%가 찬성표를 던진 반면 전삼노는 찬성률이 21%에 불과했다.
반대표 배경을 <메트로경제신문>이 취재한 결과 파운드리 부문의 집단 반대와 함께 메모리 내부에서도 구체적인 불만이 터져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DS부문 한 내부 관계자는 "파운드리 부문은 무조건 반대였고 메모리 내에서도 당초 기대했던 협상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을 한 조합원들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부문의 집단 반대 외에도 메모리 내부에서도 구체적인 불만이 터져 나왔다. 성과급 전액을 자사주로 받게 된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매도 제한까지 걸려 있어 SK하이닉스가 성과급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 DS부문 직원은 "현금과 자사주는 체감이 완전히 다르다. 매도 제한까지 걸려 있으면 사실상 묶어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EVA(경제적부가가치) 방식 성과급 계산 및 상한 폐지도 합의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노조가 협상 초기부터 핵심 요구로 내세웠던 사안이지만 사측이 끝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번 합의안의 한계로 지적된다. 결과적으로 SK하이닉스보다 총보상 수준이 낮은 구조는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건부 지급 구조에 대한 불만도 컸다. 이번 합의안은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총 10년간 적용된다. 다만 2026년부터 2028년까지는 DS부문 영업이익 200조원, 2029년부터 2035년까지는 100조원을 달성해야만 지급된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앞으로 3년만 받고 끝날 것이 뻔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또 다른 DS부문 내부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창립 이후 최대로 벌었던 영업이익이 50조원에 미치지 못했다"며 "이번 호황이 D램 가격과 수요 급등에 따른 것이라 시기적으로 운이 좋았다는 시선이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업계는 장기 전망이 밝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 투자리서치업체 멜리어스리서치(Melius Research)는 CNBC를 통해 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강세가 2030년대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 시장조사업체들도 차세대 메모리 시장이 2035년까지 연평균 22%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HBM(고대역폭메모리)이 AI 서비스 벨류체인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으면서 구조적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도 올해 DS부문 영업이익만 100조~3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3년 조건인 200조 달성은 무난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불확실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업황은 수년 주기로 등락을 반복하는 구조적 특성이 있는 데다 중국 반도체 굴기·미국 수출 규제 등 지정학적 변수도 남아 있다. 증권가 전망도 통상 2~3년 단위로 제시되는 만큼 향후 7년간 매년 100조 달성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분석은 아직 없다. AI로 인한 메모리 시장의 장기 미래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내부 반대표의 배경이기도 하다
이처럼 합의안은 통과됐지만 노조 내부 균열은 깊어졌다. 전삼노 찬성률 21%는 사실상 노조 지도부 불신임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동행노조의 투표 무효 확인 소송과 주주단체의 법적 대응도 예고돼 있어 가결 이후에도 후폭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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