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대출규제에 은행권 이자이익 성장 한계…비이자이익 과제
은행권, 시니어·외국인 등 수익성 높은 계층 공략…특화 서비스 제공
통역·상담·전용상품 이어 '특화점포'도 다수 운영…'장기거래' 겨냥
은행권이 은퇴 이후의 시니어나 외국인 등 특정 계층을 겨냥한 '타깃 금융'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하 기조로 이자이익의 성장에 제동이 걸린 만큼 자산관리나 환전, 송금 등 각종 금융 서비스 이용률이 높은 고객을 확보해 수익성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들은 특정 고객 계층을 공략하는 '타깃(Target·표적) 금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이자이익의 성장세가 꺾인 만큼, 각종 수수료가 발생하는 금융 서비스 이용률이 높은 집단을 공략해 비이자이익을 확대한다는 포석이다.
은행권이 가장 주목하는 세대는 은퇴 이후의 '시니어 세대'다. 지난해 말 65세 이상인 시니어 인구는 1084만명을 기록했다. 전체 인구의 21.2%다. 시니어 세대는 은퇴에 앞서 자산을 확보해 두는 만큼 고객 1인당 예치금이 많고, 금융자산으로 전환한 노후자산을 조금씩 인출해 사용한다. 청년·중년 세대와 비교했을 때 장기 거래를 선호한다. 최근에는 노후자산을 활용한 '노후 재테크'도 주목받는 만큼,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많아졌다.
국내 은행들은 지난 몇 년간 비용 효율화를 위해 점포를 빠르게 통·폐합했지만, 최근에는 점포 수를 줄이는 대신 일부 매장을 '시니어 특화 점포'로 개편하고 있다. 방문 거래를 선호하는 시니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시니어 점포는 각종 용어를 단순화한 쉬운말 서비스와 글자가 큰 안내판 등 고령자를 위한 환경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4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운영 중인 시니어 특화 점포는 약 40곳으로, 최근에는 비수도권에도 시니어 점포가 늘고 있다.
고령자를 위한 자산관리(WM) 서비스도 주요한 시장으로 떠올랐다. 베이비부머 1세대(1955~1963년생), 2세대(1964~1974년생)의 은퇴가 본격화하고 있고, 최근에는 고령자들의 '노후 재테크'에 대한 관심도 커져서다. 주요 은행들이 수도권에서 운영 중인 WM특화 점포에서는 자산관리전문가(PB)가 퇴직·연금·재테크·상속 등 각종 상담을 종합해 제공한다. 특히 과거에는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WM시장이 운영됐지만, 최근에는 일반 시니어 고객을 위한 각종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는 추세다.
국내 체류 외국인 근로자를 비롯한 '외국인' 고객도 주요한 타깃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약 28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5%에 해당한다. 특히 외국인 고객은 환전이나 송금 등 수수료가 발생하는 각종 금융 서비스 이용률이 높으며, 계좌 발급이 까다로운 만큼 특정 은행과의 장기 거래를 선호한다. 또한 최근에는 대안정보나 기업 보증을 활용한 외국인 전용 대출도 시장에 등장했는데, 일반 대출과 비교해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외국인의 금융 수요가 분명한 가운데 4대은행은 평택·안산·김포 등 수도권의 외국인 밀집지역에 외국인·다문화 직원을 배치하고 실시간 통역을 제공하는 '외국인 특화 점포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또한 인터넷·모바일 뱅킹에서도 다개국어 번역 서비스를 운영하는 한편, 전용 상품을 공급하고 각종 생활 정보를 제공하는 외국인 전용 앱도 다수 등장했다.
계절근로자(E-8)나 고용허가제(E-9)를 활용한 체류 노동자가 많은 비수도권에서도 주요 지방은행(부산·iM·경남·광주·전북) 주도로 외국인 금융이 활성화됐다. 지방은행들은 4대은행과 마찬가지로 외국인 근로자 특화 점포를 운영하는 한편, 정착 초 거주비·생활비 등 소액 대출 수요에 대응하는 '외국인 전용 대출'도 판매 중이다. 외국인 고객들은 기존 신용점수 체계를 적용하기 어려운 만큼, 해당 대출 상품은 고용정보를 비롯한 대안신용정보를 활용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국내 환경에서는 대출 성장을 통한 이자이익 성장에는 한계가 있고, 은행 사이의 금리 경쟁도 이미 과열 수준에 있다"면서 "비이자이익 확보가 주요한 목표로 부상한 만큼, 각 은행권들도 시니어나 외국인 등 수익성이 높은 고객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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