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관문-중동사태·환율
중장기-非반도체 영역의 기여 비중
전쟁통에 날아든 낭보가 있다. 한국 '세계 랭킹의 급상승' 소식인데, 그것도 32개 주요국 중 경제성장률 1위다. 코스피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대비 불과 5개월 만에 100% 가까이 뛰었다.
경제가 아우토반을 내달리는 형국이다. 관건은 지속가능 여부다. 일단 중동 사태만 해도, 국내 실물경제가 받는 타격이 다소 더디게 드러날 수 있다. 하방요인이 시간차를 두고 도처에 파고들 개연성인 것.
청와대 역시 흐름의 일관·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6일 잠재성장률 관련해 "지금 우하향하다가 우상향으로 살짝 올라왔다"며 "지속적으로 우상향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나라 경제는 어쨌든 재도약의 계기를 마주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분기성장률 집계가 마무리 돼 간다. 지난 수년간은 주요국 중 성장률 중위나 중하위권이 더 익숙했기에 현재의 선두 자리가 무척이나 생경하다는 견해도 많다.
올해 1분기 OECD 회원국 29곳 중 이스라엘(-0.8%) 등 6개국 경제는 후진했다. 성장률 0%대도 22개국이나 된다. 우리나라가 치고 나갔고 단독으로 1%대(1.7%)를 쟁취했다. OECD 29개국 평균은 0.4%, 주요 7개국(G7) 평균은 0.4%, 유럽연합(EU) 평균은 0.2%에 그쳤다. 회원국 총 38곳 중 9곳의 발표만 남겨 뒀다.
28일 기준 주요 20개국(G20) 협의체의 3곳(사우디아라비아·인도네시아·중국)까지 합해, 도합 32개국 중 한국이 최상단에 있다.
또 올해 1분기 수출실적 세계 5위에 자리했다. 작년 동분기엔 8위였다. 올해 3월까지 경상수지 흑자도 역대 최대(738억 달러)를 기록 중이다.
국내총생산(GDP) 증가 폭 독주는 어쩌다 터진 단발성 솔로포일지, 아니면 중장기 반등의 예고편이 될는지 관심을 모은다.
당장 2분기 수치부터 이목이 집중된다. 서아시아발 여파가 경제 전반에 고스란히 녹아드는 첫 분기이기 때문. 최근 연간 성장률 3%대를 점치는 국내외 기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호조의 지속 여부는 4~6월 기간 판가름 날 수 있다.
반도체 외 다른 산업부문에서 받쳐 주느냐가 핵심 관건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펴낸 '반도체와 반도체 이외 제조업의 경기 양극화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업종 생산능력지수는 5년 사이 80%포인트(p) 향상됐다. 반면 비반도체 부문의 해당 지수는 14.0%p 뒷걸음질했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의 김광석 경제연구실장도 "반도체 등 몇몇 산업 아니면 회복세를 실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소비를 가로막는 인플레에 대한 우려도 크다. 곤두박질한 원화 가치가 물가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10%가량의 상승이 소비자물가를 0.3~0.5%p 밀어 올린다고 했다. 원화는 미 달러화뿐 아니라 여타 주요통화 대비로도 약세다. 영국 돈 1파운드가 2000원을 넘어섰다. 구매력 저하가 뚜렷하다. 민간소비 등 내수는 살아나지 않은 채 수출이 지탱하는 GDP는 한계가 분명 있다.
정부는 중동전 충격의 완화를 우선 순위에 뒀다. 이에 적극재정 기조를 취하겠다고 했다. 재정을 적재적소에 과감히 투입해 민생 안정·내수 진작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또 AI 대전환과 초혁신경제, 지방주도성장 등을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추진 과제로 내걸었다.
국내주식 시가총액은 1년 만에 다섯 계단 뛴 세계 8위에 올라 있다. 또 그만큼, 이유 여하 막론하고 국민 기대치도 커지고 있다.
지난 1분기 미국과 일본 GDP는 각각 0.5%씩 증가했다. 한국은 이보다 1.2%p 더 늘었다. AI 시대를 맞으며 어느덧 중반을 향하는 21세기. 경제대국과의 격차를 줄여 나갈 수 있는가의 갈림길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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