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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증권일반

코스피 최고치 이면의 '쏠림' 논쟁…'삼전·하닉 장세'에 엇갈린 시선

코스피 사상 최고치 행진에도 동일가중지수 부진…체감 장세 괴리 확대
"쏠림 위험" vs "실적 장세"…HBM·AI 수요에 목표가도 줄상향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의 국내 증시 쏠림 현상을 표현한 이미지/ChatGPT로 생성한 이미지

코스피가 8800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쏠림 논쟁'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이끄는 가운데, 상당수 종목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증시 체력이 약하다는 지적과, 반도체 경쟁력 자체가 한국 증시의 핵심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최근 8거래일 중 7거래일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장중 8933.62까지 오르며 9000선에 바짝 다가섰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전 거래일 대비 13.11포인트(0.15%) 오른 8801.4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5941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루 기준 역대 세 번째 규모의 매도세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6조3481억원, 2409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떠받쳤다.

 

◆ 지수는 '최고치+상승', 체감은 '하락'

 

다만 지수 상승의 온기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최근 코스피200지수와 동일가중지수의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어서다. '동일가중지수'는 시가총액 규모와 관계없이 구성 종목에 동일한 비중을 부여해 산출하는 지수로, 시총 상위 종목을 제외한 시장 전반의 흐름을 보여준다.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상당수 종목은 상승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코스피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다. 올해 코스피 시총 40%를 차지하던 두 종목의 코스피 내 비중은 최근 50%를 넘어섰다. 1분기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 156조3194억원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몫은 94조8429억원으로 60% 이상을 차지했다. 지수 상승뿐 아니라 이익 개선도 반도체 투톱에 집중된 셈이다.

 

이 같은 대형주 편중 현상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개인 자금이 집중된 가운데, 지난 27일 상장한 단일종목 레버리지·곱버스 ETF 18개의 최근 5거래일 거래규모는 48조5089억원에 달했다. 하루 평균 약 10조원의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투자자 자금이 ETF로 유입되면 운용사는 기초자산인 현물 주식을 추가로 매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주가 상승이 다시 자금 유입을 부르는 자기강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HBM·AI 수요가 뒷받침…증권가 "상승 여력 여전"

 

다만 증권가에서는 현재의 반도체 랠리를 단순한 유동성 쏠림이나 테마 장세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장기공급계약 확대, 가격 상승 전망이 실적 추정치 상향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은 1년 전 9.2배에서 현재 8.1배로 낮아졌다"며 "지수보다 기업이익의 상승폭이 더 커 밸류에이션 부담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익 전망 상향은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도 잇따르고 있다. SK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61만원, 400만원으로 올렸다. KB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65만원으로 제시했고, 골드만삭스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도 60만원대 목표주가를 내놨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씨티증권이 450만원, KB증권이 430만원, 미래에셋증권이 410만원을 제시했다.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를 단순 평균하면 삼성전자는 62만원, SK하이닉스는 423만원 수준이다. 현재 주가 대비 각각 70% 안팎, 80% 안팎의 상승여력이 남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HBM 고객사들과의 3~5년 수준 장기공급계약을 통한 수요 가시성 확보와 큰 폭의 가격 인상이 향후 두 회사의 실적 전망을 더욱 밝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SK증권은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378조원, 272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도 삼성전자 570조원, SK하이닉스 423조원으로 올려 잡았다.

 

낮은 밸류에이션도 추가 상승 논리로 거론된다. LS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PER은 6.6배, SK하이닉스는 6.9배로 코스피 평균 8.4배보다 낮다. SK증권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마이크론 대비 할인 거래되고 있다며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변동성이다. 시장 폭이 좁아진 상황에서는 특정 이벤트에 대한 주가 반응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미국 장기금리 상승, 유가와 인플레이션 부담, MSCI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 등재 여부 등이 단기 변수로 꼽힌다. 특히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19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오르면서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다시 긴축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주가 상승과 함께 시장 폭이 좁혀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향후 이벤트나 이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상승이든 하락이든 격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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