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에 이어 비은행권 신용대출 잔액이 급증하고 있다. 코스피가 9000선 턱밑까지 치솟는 등 주식 시장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빚투(빚내서 투자)' 현상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3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46곳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의 지난달 대출 잔액은 2조18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약 1조1940억원)와 비교하면 83.3% 증가했다.
특히, 신용대출 잔액 증가폭이 두드러진다. 지난달 신용대출 잔액은 약 3700억원에 육박했다. 전년 동기(약 415억원) 대비 787% 급증했다. 1년 사이 대출 잔액이 9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지난 2021년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대치다.
저축은행권의 경우 소액 신용대출 잔액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소액 신용대출 잔액은 1조3975억원으로, 전년(1조1674억원) 대비 19.7% 증가했다. 최근 3년 간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역시 2008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코스피 랠리에 따른 '빚투' 수요 확산이 자리하고 있다. 주식 시장 상승세에 더해 곧 코스피가 1만피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포모(FOMO·소외에 대한 두려움) 심리가 지속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빚투 열풍은 이미 시중 은행권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지난달 시중은행 신용대출 잔액 증가액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의 100배를 넘어선 것. 실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총 106조9909억원을 기록했다. 전월 말보다 2조6496억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주담대는 25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외에도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37조687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각종 지표가 빚투 확산세를 가리키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투자자가 주식으로 사려고 증권사에서 빌린 돈 중에서 아직 갚지 않고 남아 있는 총금액을 뜻한다.
문제는 금리 인상 변수다. 최근 한국은행이 하반기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빚투족들의 금리 부담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연일 고공행진하던 코스피까지 불확실한 대외 변수로 조정될 경우, 급증했던 빚투족들의 충격이 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신용대출 잔액 증가를 모두 빚투 수요로 해석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관계자는 "대출 잔액 숫자는 해석하기 나름일 수 있다"며 "최근 온투업 혁신 금융 서비스 지정으로 저축은행이 기관 투자자로 들어오면서 신용대출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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