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서울 GTC 열겠다"
반도체 넘어 로봇·피지컬 AI로 협력 확대
5일 성수동서 총수들과 릴레이 회동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5일부터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릴레이 회동에 나선다. 지난해 방한이 반도체 공급망 중심의 '깐부 회동'이었다면, 올해는 로봇·피지컬 인공지능(AI)으로 협력 범위가 넓어질 것이란 전망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지난 1일 대만에서 열린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 행사에서 "서울이 원한다면 기꺼이 GTC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을 단순 부품 공급처가 아닌 AI 거점으로 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GTC는 엔비디아가 매년 여는 글로벌 AI 콘퍼런스로, 업계가 AI 산업의 방향을 가늠하는 무대로 꼽힌다.
특히 황 CEO는 한국과의 협력에서 로보틱스를 핵심 분야로 지목했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한국에 어떤 투자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로보틱스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엔비디아가 한국의 로보틱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이런 인식은 엔비디아가 같은 날 공개한 로봇용 AI 모델 '코스모스3' 발표문에서 삼성전자·LG전자를 로보틱스 분야 개발 기업으로 거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방한의 성격도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10월 방문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 15년 만의 방한이었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치킨집 회동이 화제를 모았다.
반면 이번 방한은 별도 외부 행사 없이 한국 파트너사만을 겨냥한 사업 목적 방문이다. 회동이 예정된 국내 기업만 9곳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 의제도 넓어졌다. 지난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등 메모리·반도체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로봇·피지컬 AI, 소버린 AI(국가 주도 AI 인프라)까지 의제가 전방위로 확대됐다.
증권가도 이번 방한의 무게를 주목한다. 앞서 KB증권은 황 CEO의 방한이 ▲피지컬 AI 생태계 확대 ▲HBM 공급망 강화 ▲AI 인프라 부품 공급 안정성 확보 등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7개월 만의 재방문 자체가 엔비디아의 한국 의존도가 커졌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회동 대상 기업도 대폭 늘었다. 황 CEO는 4일 입국한 뒤 5일 저녁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만나며 본격적인 방한 일정을 시작한다. 세 총수의 참석은 사실상 확정됐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합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 장소로는 서울 성수동의 한 삼겹살 음식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8일 네이버 사옥 방문과 프로야구 시구 등도 일정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회동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회성 행사보다 구체적 수주와 협력 성과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이벤트를 좋아하지만 추세는 이벤트가 아니라 주문서가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차 회동 당시 주목받은 것도 한국 기업이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고객이자 공급자, 파트너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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