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 설계사 1200%룰 7월 확대…정착지원금·시책비도 규제권
신계약 경쟁 지속되지만 유지율·판매품질이 새 변수
오는 7월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에 대한 '1200%룰' 확대 시행을 앞두고 보험사의 보험계약마진(CSM) 성장전략이 물량 중심에서 품질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제회계기준17(IFRS17) 도입 이후 신계약 CSM 확보를 위해 커졌던 판매수수료 경쟁이 규제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보험사들은 많이 파는 계약 만큼 오래 유지될 수 있는 계약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GA도 1200%룰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GA 소속 설계사에게도 1200%룰을 확대 적용한다. 1200%룰은 보험 판매 1차 연도에 지급하는 판매수수료를 월납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보험사가 GA에 지급하는 수수료에 규제가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GA가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정착지원금과 시책 수수료 등 설계사 유치와 신계약 확대를 위해 지급되던 비용도 한도 산정에 포함된다. 500인 이상 설계사가 소속된 대형 GA는 보험 가입 권유 과정에서 제휴 보험사 목록과 추천 상품의 수수료 등급·순위 등을 설명해야 한다. 고수수료 상품을 앞세워 단기간에 신계약을 끌어오는 방식에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제도 시행을 앞둔 현장에서는 이미 부당승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부당승환 관련 민원은 211건으로 직전 분기보다 54.0% 증가했다. 부당승환은 기존 보험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키고 새 보험계약 가입을 권유하는 행위다. 소비자에게는 해약환급금 손실과 보장 공백이 발생할 수 있고, 보험사에는 유지율 하락과 민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 승부처는 유지율과 판매품질
다만 이번 규제가 보험사의 신계약 경쟁 자체를 멈추게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IFRS17 체제에서 보험사는 계속해서 신계약 CSM을 만들어야 한다. 기존 보유계약 CSM은 시간이 지나며 상각되고, 당국의 제도 변화나 할인율, 계리적 가정 변경, 고객 해지와 승환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보유계약 CSM은 제도 변화와 가정 변경, 해지·승환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신계약 CSM과 구분해 봐야 한다"며 "기존 CSM을 지키는 것만큼 새 계약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신계약의 양이 아니라 질이다. 단기 신계약은 당장 신계약 CSM을 키울 수 있지만, 유지율이 낮거나 승환 가능성이 높은 계약은 시간이 지나며 보유계약 CSM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앞으로 보험사들이 신계약 건수와 월납초회보험료뿐 아니라 13회차·25회차 유지율, 승환계약률, 불완전판매율, 민원율을 함께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생보사는 보장성보험 중심의 CSM 확대 전략을 이어가야 하지만, 고수수료 상품 중심의 단기 판매 경쟁은 부담이 커졌다. 손보사 역시 장기보험 신계약이 CSM 확보의 핵심 축이지만,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판매 품질이 흔들리면 향후 손익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결국 7월부터 시작되는 GA 규제는 보험사의 신계약 경쟁을 없애는 제도가 아니라, CSM을 많이 쌓는 경쟁에서 오래 유지될 CSM을 선별하는 경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GA 실적을 많이 가져오는 것만으로 성장성을 설명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신계약 CSM의 규모뿐 아니라 유지율과 판매 품질까지 함께 관리하는 회사가 유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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