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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피지컬 AI 시대, 한국은 준비됐나

"AI의 다음 물결은 피지컬 AI다."

 

방한을 앞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들어 여러 차례 로보틱스와 피지컬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생성형 AI가 텍스트와 이미지, 음성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하며 행동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시선은 이미 피지컬 AI로 향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 AI 홈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 역시 이러한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고, LG전자도 AI 홈과 서비스 로봇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환경이다.

 

피지컬 AI의 경쟁력은 단순히 좋은 AI 모델이나 반도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실제 공간에서 얼마나 많은 경험을 쌓고 데이터를 확보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로봇이 걷고, 물건을 집고, 사람과 상호작용 하는 과정에서 축적되는 방대한 데이터가 결국 학습 자산이 된다.

 

하지만 국내 현실은 녹록지 않다. 기업들은 개인정보와 각종 규제, 제한적인 실증 환경 등을 이유로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로봇이 실제 생활 공간에서 충분히 학습하고 검증받을 수 있는 환경 역시 주요 경쟁국과 비교하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미국과 중국은 이미 대규모 실증과 데이터 확보 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로봇 산업 육성에 나서며 공장과 물류 현장, 연구시설 등을 실험 무대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과 반도체 산업,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기술력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운 시대가 오고 있다.

 

AI가 현실 세계로 나오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업들이 자유롭게 실험하고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다.

 

이제는 기술을 넘어 '운동장'을 만들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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