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 공급 확대·파운드리 협력 주목
SK는 2년 장기계약 체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나흘간 방한의 마지막 일정으로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다. 이날 오전 SK하이닉스와 메모리 장기공급계약을 맺은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와는 어떤 협력 카드를 꺼냈을 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오후 6시께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전 부회장 등 삼성전자 반도체 경영진과 비공개로 회동했다. SK와 달리 회동 자체는 비공개로 진행되지만, 삼성은 결과를 직접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어서 구체적 성과 발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엔비디아는 이날 오전 SK하이닉스와 2년 이상의 메모리 장기공급계약(LTA)을 맺었다. 황 CEO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공동 브리핑을 열고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가장 큰 메모리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 규모와 기간을 공개 석상에서 못 박은 SK와 달리, 삼성전자와는 비공개 회동으로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삼성전자가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것은 협력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베라 루빈용 6세대 HBM(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하며 엔비디아 공급망에 가장 먼저 진입했다. 핀당 전송속도 11.7Gbps로 엔비디아 요구 기준을 웃도는 성능을 구현했다. SK하이닉스가 이날 장기계약으로 공급을 확정한 만큼, 삼성전자와도 물량 확대나 장기계약으로 이어질지가 이번 회동의 관심사다.
협력 범위가 메모리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삼성을 주목하게 하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HBM 공급에 더해 AI 칩 위탁생산까지 맡으며 엔비디아와의 협력 폭을 넓히고 있다. 황 CEO는 앞서 삼성전자가 AI 추론용 반도체 그록3 언어처리장치(LPU)를 생산하고 있다고 공개한 바 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함께 갖춘 만큼, 삼성전자는 HBM을 넘어선 협력까지 논의할 수 있다.
차세대 제품 주도권도 이번 회동에 걸린 과제다. 삼성전자는 HBM4에 이어 7세대 HBM4E를 올 하반기 샘플 출하할 계획으로, HBM4에서 확보한 흐름을 다음 세대까지 잇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올해 HBM 매출이 지난해의 3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생산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황 CEO가 출국 직전 삼성전자를 따로 찾는 것도 이런 협력 확대 가능성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황 CEO는 해외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도 몇 주 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따로 만났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회동 결과를 토대로 하반기 HBM 사업 전략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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