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원·달러 외환거래 관련해 투기 의혹을 보다 세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역외선물환(NDF) 거래 등이 주요 감시대상이다. 한편 이 같은 감독 강화가 거래 위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유관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금융감독원, 한국은행과 함께 외환시장 내 교란 행위에 대한 대대적 단속에 나섰다. 미 달러화 대비 원화 값이 1500원을 웃도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당국은 원화 약세를 악용하는 투기 세력에 대해 엄정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역외 NDF 거래에서의 투기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다. 이 거래는 원금의 실제 교환 없이 차액만을 주고받는다. 파생상품의 하나로, 계약을 체결할 때 약정한 만기 시의 환율과 만기가 도래했을 때 실제 환율의 차액만을 달러로 정산한다.
따라서 원화를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화 값의 하락 또는 상승에 베팅할 수 있다. 이에, 투기 거래가 한쪽에 몰릴 시 환율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역외 NDF 거래를 국내 외환시장 DF로 흡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뉴욕과 런던 시장에서의 역외 시간대 거래는 실시간 점검이 어려운 만큼, 국내시장으로 들여와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수출입기업의 이른바 '리드앤래그' 거래에 대한 점검도 강화한다. 이는 환율 추이에 대한 각자의 관측에 따라 수입대금 지급을 앞당기거나 수출대금 회수를 늦추는 방식을 말한다. 환율 상승이 예상되면 달러 결제가 빨라지고 달러 매도는 지연돼, 시장 내 달러 수급의 불안정이 야기될 수 있다.
당국은 일단 정상적인 결제일정 조정은 인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원화 가격의 추가 하락를 노리고 수입대금을 지나치게 빨리 내거나 수출대금을 일부러 늦게 받는 행위 등을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
은행권에는 달러예금 유치 경쟁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이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거래를 하지 않도록, 외국환포지션 점검 간격을 기존 월 단위에서 주간 또는 일간 단위로 좁히기로 했다.
한편으론, 당국의 이 같은 엄정 대처 방침이 정상적인 거래까지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출입기업은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 회피를 목적으로 선물환, NDF, 외환스와프 등을 활용한다. 은행도 기업의 환헤지 수요를 처리하거나 외화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외환거래를 한다. 리드앤래그 점검도 기업에는 부담일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원자재 확보, 거래처와의 계약조건, 현지 자금사정 등에 따라 결제 시점을 조정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은 "시장교란 행위를 점검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실수요 거래와 투기적 거래를 정교하게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출기업에 달러 공급을 요청하는 것도 부담일 수 있다. 원자재 결제, 현지운영자금, 해외투자 등의 측면에서 이들 기업의 일정 수준 달러 보유는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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