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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지역

지방소멸 시대, 영덕군은 왜 도전하지 않았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던진 질문… 영덕군은 다음 기회를 준비하고 있는가"(영덕군청 전경)

(기획기사)지방소멸은 더 이상 미래의 경고가 아니다. 이미 영덕군이 마주하고 있는 현재의 현실이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출생아 수는 줄어들고 있으며, 농어촌 마을은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영덕군 역시 이러한 위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군정 주요 보고서마다 인구 감소 문제가 등장하고, 각종 정책회의에서도 지방소멸은 빠지지 않는 핵심 과제다.

 

하지만 문제는 진단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행동이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영양군과 청송군이 잇따라 선정되면서 영덕군의 정책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단순한 현금 지원 정책이 아니다.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형 지역 활성화 실험이다.

 

청송군은 총사업비 657억 원 규모의 시범사업을 유치해 실제 거주 군민에게 월 15만 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할 계획이다. 특히 국비 40%, 도비 30%, 군비 30% 구조로 추진되는 만큼 지방재정이 어려운 농촌지역일수록 적극적으로 도전할 가치가 있는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영덕군은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영덕군 관계자는 지난해 초대형 산불 피해 복구 과정에서 군비 부담이 커져 사업 참여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행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주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오히려 산불 피해가 컸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으로 국비와 도비를 확보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야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경제 회복과 주민 생활 안정을 위해 외부 재원을 끌어오는 것 역시 행정의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더 주목받는 곳은 지난해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영양군이다.

 

영양군은 주민 1인당 월 2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으며, 올해 지급액만 100억 원을 넘어섰다.

 

지급된 지원금은 지역 내 소비로 이어지면서 소상공인 매출 증가와 생활 안정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인구 변화다. 영양군은 시범지역 선정 이후 약 820명의 인구 증가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모든 인구 증가를 기본소득 정책의 성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새로운 정책 실험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사실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결국 영양군과 청송군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예산 규모가 아니다. 지방소멸이라는 위기 앞에서 행정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움직였는가의 차이다.

 

청송군과 영양군은 가능성을 실험했다. 반면 영덕군은 가능성을 검토하는 데 머물렀다.

 

더 큰 문제는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 자체가 아니다. 군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영덕군의 미래 전략이다.

 

농어촌 기본소득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안은 무엇인지, 청년 유입과 정착을 위한 새로운 정책은 무엇인지, 실제 인구 증가를 이끌어낼 차별화된 전략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원하고 있다.

 

관광객 증가도 중요하고 생활인구 확대도 필요하다. 그러나 지방소멸을 막는 마지막 기준은 결국 사람이다. 사람이 떠나는 지역에 미래는 없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단순한 공모사업이 아니었다. 그것은 지방소멸 시대를 대하는 행정의 자세를 보여주는 시험대였다.

 

청송군과 영양군은 시험에 응시했고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영덕군은 시험장에 들어가지 않았다.

 

지금 군민들이 묻는 것은 단순하다. "왜 도전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이 남아 있다. "영덕군은 과연 다음 기회를 준비하고 있는가."

 

지방소멸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금 영덕군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진단보고서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바꾸겠다는 용기 있는 도전과 실천이다.

 

지방소멸 시대 가장 위험한 선택은 실패가 아니다.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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