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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금융일반

'중동사태' 종료에도 1500원대…고환율 '정상화' 언제쯤?

16일 정오 원·달러 환율, 달러당 1511.6원…'중동사태' 종료에도 1500원↑
외국인 투자자 자금 이탈 지속…수출기업도 환전 미루며 '수급·수요 불균형'
해협 개방 등 '잔불' 남은 중동사태…전문가들 "당분간 환율 1500원대 지속"

서울 하나은행 위변조센터에 원화와 달러화가 함께 놓여 있다./뉴시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최대 요인이었던 '중동사태'가 종결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원화는 달러당 1500원 아래로 내려오지 않고 있다. 국내 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계속되며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고, 주요 수출 기업들도 '강달러' 예상에 환전을 미루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3분기부터 원화값이 서서히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서울외환시장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511.60원에 주간거래(오후 3시 30분 종가)를 마쳤다. 직전일 주간 종가와 비교해 0.5원 올랐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을 앞두고 중동발 불확실성이 해소됐는데도, 환율이 달러당 1500원을 넘기는 '강달러' 양상은 21거래일 연속 이어졌다. 세계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의 11거래일 기록보다 훨씬 길다.

 

◆ 달러 수급·수요 불균형

 

'중동사태' 종료에도 원·달러 환율이 좀처럼 내리지 않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환전 수요가 원화값을 끌어내리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 동안 318억3000만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권시장에서 빠져나갔다. 기존 최대치인 올해 3월의 297억8000만달러보다 20억 달러 이상 많다. 이는 국내 기업의 경영 악화 전망보다는 차익실현 및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기인했지만,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수요는 원화값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기능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환전 수요에 따른 원화의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중동사태'의 종료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를 사들이기보다는 팔아치우고 있어서다. 특히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 보유 비중도 1년 전과 비교해 8%포인트(p) 높은 40%에 달한다.

 

역대급 수출 호조에도 '강달러' 양상이 지속되면서 수출기업들이 환전을 미루는 것 또한 원화값이 좀처럼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이유다.

 

각 사 공시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 달러예금 잔액은 총 543억7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월말 잔액을 기준으로, 지난 2023년 1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달러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했다가 만기 때 원화로 돌려받는 상품으로, 달러예금 규모는 기업의 달러 선호와 직결된다.

 

기업들의 달러 선호가 뚜렷한 가운데 정부는 주요 수출기업에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재정경제부와 산업통상부는 지난 11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주요 수출기업과 외환시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해외 유예 자금의 적극적인 환전을 요청했다. 참석 기업들은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지만, 해외 재투자 등 달러 수요도 여전해 단기간 내 효력은 기대하기 어렵다.

 

◆ 당분간 '1500원'대 지속

 

전문가들은 '중동사태'의 잔불이 남아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달러당 1500원 선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양호한 수출 경기와 비교했을 때 원화가 과도하게 평가절하 됐다는 분석도 나오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환율이 하향 안정화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종전 기대에 따른 환율 하락 압력에도) 달러의 실수요와 주요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환율 하단을 지지하는 상황"이라며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한 인식차도 여전한 만큼, 달러의 지지력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연구위원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는 중동사태 동안 다른 통화와 비교해 더 큰 변동성을 보였다"라면서 "종전이 구체화되고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구간에서는 원·달러 환율도 1400원대 중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사상 최대 수준인 무역수지가 원·달러 환율 하락의 직접 요인으로 기능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외환시장의 유휴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수출 경기가 매우 양호한 것과 비교해 원화는 지나치게 힘을 못쓰고 있고, 하반기로 예정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도 원화 절하 압력을 완화시킬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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