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론형 AI 확산에 CPU용 기판 수요 증가
서버용 FC-BGA 2027년 양산
통신용 기판 세계 1위 기술력…"AI 서버 시장 공략"
LG이노텍이 반도체 기판 사업을 2031년까지 영업이익 1조원 규모로 육성한다. 통신용 기판에서 확보한 세계 1위 기술력을 토대로 인공지능(AI) 서버용 시장 진입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조지태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전무)은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테크 데이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새로 열리는 기판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해 2031년까지 패키지솔루션사업을 매출 3조원, 영업이익 1조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패키지솔루션사업은 지난해 매출 1조7200억원, 영업이익 128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8% 늘었고 영업이익은 82% 급증했다.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19%로, 적은 매출로 높은 수익을 내는 고부가 사업이다.
◆AI 서버용 진입 본격화…2027년 양산 목표
성장의 핵심은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기판이다. PC와 AI 서버의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성능 칩에 쓰이는 대형 고부가 기판으로 면적이 넓고 층수가 많아 공정 난도가 높은 만큼 부가가치도 크다.
LG이노텍은 2024년 말 글로벌 고객사에 PC용 기판 양산을 시작했으며 3분기부터 같은 고객사를 대상으로 PC용 CPU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 서버용은 용도에 따라 진입 시점을 구분했다. 서버 네트워크용은 올해 하반기, 학습·추론용은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2028년까지 자율주행과 AI 서버용 등 고부가 시장에 단계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AI 시장이 학습 중심에서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는 방향으로 재편되면서 CPU 수요가 늘고 있다. 후발주자인 LG이노텍으로서는 새 진입 기회를 맞은 셈이다.
FC-BGA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인텔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8조2000억원에서 2032년 약 14조4600억원으로 연평균 10.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시장 확대 속에 LG이노텍을 찾는 고객도 늘고 있다. 황정호 패키지솔루션마케팅담당(상무)은 "추론형 AI 시대에는 메모리와 CPU 비중이 커진다"며 "CPU용 기판 공급을 논의하기 위해 글로벌 고객들이 직접 LG이노텍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1조 투자…국내외 증설 가속
LG이노텍은 이달 베트남에 반도체 기판 신공장을 착공한다. 지난 4일 체결한 베트남 1차 투자 규모는 1조원으로, 무선주파수 패키지형 시스템(RF-SiP)과 플립칩 칩스케일 패키지(FC-CSP) 등 통신·모바일용 기판이 중심이다. 서버용 기판 투자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아 확정 시 전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는 베트남과 함께 구미 등 국내외 생산지를 검토해 단계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RF-SiP 기판은 회사의 주력 제품으로, 무선통신 부품을 하나로 묶은 통신용 반도체를 메인보드와 연결한다. LG이노텍은 2011년 핵심 층인 코어를 제거한 코어리스 기판을 세계 최초로 양산해 두께를 기존보다 20% 줄였다.
여기에 신호지연이 적은 소재와 특수 처리한 구리를 적용해 송수신 과정의 신호 손실량도 70% 낮췄다.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LG이노텍은 10년 연속 글로벌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주요 고객사 기준 점유율은 지난해 약 65%에서 올해 80%까지 확대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RF-SiP 기판은 기술 고도화도 진행 중이다. LG이노텍은 구리 기둥 위에 솔더볼을 얹는 코퍼 포스트(Cu-Post) 공법을 세계 최초로 적용해 부품을 더 촘촘하게 배치하고 기판을 얇게 만들었다. 그 결과 쌀알 두 개 크기 기판에 무선통신 부품 100여 개를 담은 세계에서 가장 얇은 5G용 기판을 구현했다.
남상혁 패키지솔루션연구소장(연구위원)은 "차세대 코퍼 포스트 기술로 6세대 이동통신(6G) 시대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FC-CSP 기판은 모바일 기기를 넘어 메모리로 적용처를 넓히고 있다. AI 가속기와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수요가 늘면서 구미 생산라인은 풀가동 상태다. LG이노텍은 최근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차세대 그래픽 D램인 GDDR7용 FC-CSP 기판을 수주했다.
LG이노텍은 RF-SiP와 FC-CSP, FC-BGA 세 제품을 축으로 통신용에서 AI 서버용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간다는 구상이다. 조지태 전무는 "방산 등으로 적용처를 넓힌 기판을 지속 개발하고 글로벌 신규 고객을 발굴해 반도체 기판을 회사 핵심 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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