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연임 기자간담회 열어
저가수임 회계법인 지정감사 배제 검토
세무사회 향해 공개 제안…"실무협의체 구성하자"
세무사회 협의·K-회계 글로벌화 추진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회계법인 간 과도한 저가수임 경쟁에 대해 지정감사 대상 배제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계개혁 이후 도입된 지정감사제가 감사품질 개선에 기여했지만, 지정기간 이후 자유수임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과당경쟁이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 회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한공회 회장 연임 기자간담회에서 "3년간 지정제 후 자유수임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회계법인들 간 과다한 경쟁이 현실적으로 나타나 굉장히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과당 경쟁으로 인한 감사품질 저하를 어떻게 막을 것이냐가 앞으로 해야 할 미션"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가수임 경쟁이 단순한 가격 문제를 넘어 감사품질과 회계사 근로환경, 자본시장 신뢰와 연결된다고 봤다. 최 회장은 "과당 경쟁으로 감사비용이 낮아지고, 감사비용이 낮아지니 회계사를 적게 뽑고, 같은 일을 해야 하니 업무 부담이 많아지는 문제가 모두 연결돼 있다"며 "이 과당 경쟁을 뿌리 뽑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 희망을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독당국에도 강도 높은 조치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상식 밖으로 디스카운트가 일어난 회계법인에 대해서는 지정감사 대상에서 아예 박탈하는 방안도 정부에 제안했다"며 "그런 파격적인 방법이 아니고는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비용은 비용이 아니라 기업 가치를 높이는 투자"라며 "기업도 감사비용만 보지 말고 감사를 잘할 수 있는 회계법인과 계약하겠다는 분위기로 가야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 "회계기본법은 '밥그릇법' 아냐"…세무사회에 공개 협의 제안
최 회장은 2기 핵심 과제로 회계기본법 제정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법인 형태별로 관계 부처가 다르다 보니 회계기준과 감사기준이 모두 달라 사회 전체 투명성을 강화하는 데 문제가 많다"며 "회계기본법은 한국 사회가 보다 투명한 사회로 가는 데 고속도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기본법이 공인회계사 업역 확대를 위한 법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최 회장은 "회계기본법에 의해 감사 대상이 넓어진다든지 그런 것은 없다"며 "법인에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재정이 투입돼 쓰이는 만큼 일정 기준에 따라 장부를 작성하자는 원칙을 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밥그릇을 넓혀주는 법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방자치단체 민간위탁사업 결산검사와 회계감사를 둘러싼 세무사 업계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공식 협의를 제안했다.
최 회장은 "명칭을 결산서 검사로 하든 회계감사로 하든 내용 자체가 '감사'의 성격이라면 공인회계사 외에는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공인회계사는 회계감사 시험 과목을 보고 합격한 뒤 2년간 감사 실무를 해야 정식 공인회계사가 되지만 세무사들은 그런 과정 자체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공인회계사회와 세무사회가 실무팀을 구성해 모든 이슈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법과 원칙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고 공개 제안했다.
◆세계회계사대회서 'K-회계' 알릴 것
최 회장은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회계사대회(WCOA)는 한국 회계개혁 성과를 국제사회에 알릴 기회로 평가했다.
그는 "세계회계사연맹에서 한국을 대회 유치 국가로 선정한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지정감사제를 한국이 어떻게 도입했는지에 대한 관심이 컸기 때문"이라며 "각 나라에서도 분식회계와 회계부정 사태가 계속 일어나고 있어 한국의 경험을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정감사제 도입 과정과 법안 심사 과정, 지정감사제 이후 한국의 감사품질이 어떻게 변화됐는지를 해외 회계전문가들과 공유한다면 우리나라 회계기준과 감사기준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가능성도 있다"며 "우리나라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했다.
지역공인회계사회 활성화도 2기 과제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2만8000명 공인회계사 중 수도권에 약 90%가 몰려 있다"며 "지역 밀착형 감사 환경을 만들고 지역사회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방공인회계사회 조직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지방화를 강하게 추진하면 지역 기업과 회계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며 "지역공인회계사회 조직화는 시대적 추세에 맞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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